“통신 매출이 60% 비중이다. 뉴ICT 부문이 성장해 매출 비중이 비슷해지면 정체성에 걸맞는 사명 변경도 고민할 시점이다. 통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초협력 SK하이퍼커네터 식의 이야기도 해봤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사명 변경 가능성을 예고했다. 국내 이동통신 1위 자리를 30년 간 지켜왔지만, ‘텔레콤’이란 사명을 버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현장 간담회를 통해 박정호 사장이 던진 메시지다.
매년 새해 첫 글로벌 ICT 화두가 모이는 CES 현장에서 신기술, 신사업이 아닌 회사 브랜드에 대한 파격적인 구상을 밝힌 점이 주목된다. 단순히 사명 교체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박정호 사장이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초(超)협력’이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했고, 고동진 사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초협력을 하고 있고, 국내 주요 기업 간 AI 분야 협력이 필요할 때”라며 “국내에서 AI 능력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에 다 내주고 우리는 플레이어(player)가 아닌 유저(user)가 될 판이다”고 토로했다.
국내 ICT 기업 간에도 같이 할 수 있는 능력을 합쳐야 한다는 뜻이다. 협력 방안을 다듬어 추진해 SK텔레콤은 초협력 중심에서 하이퍼 커넥터(Hyper Connector) 역할을 맡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초협력 사례로 미디어 분야 ‘웨이브’를 꼽았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도 통신사 플랫폼과 현지 콘텐츠 제작 강자인 지상파방송사가 손을 잡으니 협력을 제안할 만큼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카카오와 지분을 나누며 협력 방안을 구상한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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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AI 분야를 비롯한 뉴ICT 영역을 회사의 주요 성장축으로 삼았다.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이동통신(MNO)과 별도로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ICT를 성장 엔진으로 삼는 듀얼OS 경영체제를 도입했다.
박 사장은 “이제부터 SK텔레콤은 시장에서 통신회사가 아닌 ICT 복합기업으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며 “뉴ICT 사업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50%를 넘보고 있으므로 SK군의 기업 정체성에 걸맞게 SKT 사명 변경을 고민하기 시작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