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TV, 세로를 호명하다

삼성·TCL·하이센스·창홍·스카이웍스 등 잇따라 선봬

홈&모바일입력 :2020/01/09 08:36    수정: 2020/01/09 11:29

[라스베이거스(미국)=권혜미 기자] 19세기 말 영화가 출현한 이후로 영상을 담는 네모난 틀은 대체로 세로보다 가로가 더 길었다. 때로는 일대일 비율의 정사각형 모양도 나왔고 간혹 높다란 교회 건물에서 상영되기 위해 세로형 영상도 있었지만, 영상은 가로 중심이었고 점점 더 넓어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흐름에 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몇 년 새 유튜브를 중심으로 뮤직비디오나 직캠 등 세로로 촬영해 세로로 편집한 세로형 동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동영상 소비가 늘면서 촬영 도구와 보는 도구가 일원화된 것이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CES 2020에도 기존 TV와는 달리 세로 방향의 스크린을 기본으로 해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세로형 TV가 다수 등장했다. CES는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다.

삼성전자 '더 세로' (사진=지디넷코리아)

세로형 TV 원조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세로형 TV ‘더 세로’를 공개했다.

더 세로는 세로 화면을 지원해 꽉 찬 화면으로 세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SNS나 쇼핑 사이트의 이미지 또는 영상 콘텐츠를 하단의 댓글과 함께 보는 경우에도 편리하다. 물론 가로 화면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콘텐츠가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전환되면 TV 화면도 가로로 회전시켜 기존 TV와 같은 시청 경험이 가능하다.

CES 2020에서 삼성전자에 맞서 TCL이나 하이센스, 창홍, 스카이웍스 등 중국 업체들이 가세했다. 이를 단순한 따라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컨닝을 할 때도 정답을 베끼지 오답을 베끼진 않는다.

하이센스 세로형 TV를 스마트폰 화면과 미러링하는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우선 TCL 세로형 TV는 삼성전자 더 세로와 가장 비슷한 모양새를 갖췄다.

창홍 ‘CHIQ 스핀’ (사진=지디넷코리아)

창홍 ‘CHIQ 스핀’은 OLED 디스플레이에 4K 해상도를 갖춘 세로형 TV다. 각각 55인치·65인치다.

스카이웍스 표 세로형 TV는 88인치에 OLED 디스플레이, 8K 해상도를 갖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카이웍스는 가장 큰 크기에 최고 사양 세로형 TV를 선보였다. 스카이웍스 표 세로형 TV는 88인치에 OLED 디스플레이, 8K 해상도를 탑재했다.

하이센스 '오토 롤러블'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이센스는 제품에 ‘오토 롤러블’이라는 이름을 붙여 눈길을 끌었다.

T전화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를 삼성 ‘세로 TV’에 적용한 ‘콜라 포(for) 세로 TV’ (사진=지디넷코리아)

세로형 TV를 활용한 사례도 이번 CES에 등장했다. SK 전시장에서는 T전화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를 삼성전자의 '더 세로' TV에 적용한 '콜라 for 세로 TV'를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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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세로형 TV는 모바일로 콘텐츠를 즐기는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한다. 삼성전자 더 세로 역시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삼성전자 내부 조직 밀레니얼 커뮤니티에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임원진이 모여 회의를 할 때면 밀레니얼 커뮤니티 조직도 똑같은 내용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세로는 어떻게 보면 개인화된 TV라고 볼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