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이사 "페북 리브라 가격유지 개념 불명확해"

컴퓨팅입력 :2019/12/20 16:21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가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를 놓고 작심 비판을 쏟아 냈다. 리브라의 가격유지 개념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포함해 리브라가 중요한 법·규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유럽중앙은행(EBC) 콜로키움' 행사에서 '디지털통화 동향과 앞으로의 도전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리브라 리저브에 대한 의문을 강하게 표출했다. 리저브는 암호화폐 리브라의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기 위한 통화 바스켓이다. 리저브는 미국 달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밖에 유로, 파운드화, 싱가포르 달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리저브 통화 바스켓에 대한 페이스북의 정책이 불명확한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리저브를 어떻게 관리할지 시장 참여자들의 권리와 책임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소비자와 금융 시장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flickr)

브레이너드 이사는 "페이스북 리브라가 출시될 경우 전세계 3분의 1 이상이 쓰는 서비스에 '주권 통화 바스켓에 불투명하게 연결된 사적인 디지털 통화'가 결합하게 된다"며 "보호장치가 없으면 글로벌 규모의 소비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또 리브라의 가격 안정 메카니즘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리브라는 실물 리저브 자산에 기초해 발행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적다는 게 리브라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리브라어소시에이션 측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리저브에 대한 어떤 권리도 없는데 가격이 어떻게 안정적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용자는 리브라 기초 자산에 대한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가 직면할 가격 위험(시세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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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어떤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든 출시 전에 법률과 규제에 따라 높은 수준의 보호 조치를 충족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레이너드 이사는 페이스북 리브라뿐 아니라 암호화폐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암호화폐는 사기와 자금세탁 같은 활동에 사용될 가능성을 포함해 다양한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지난해 17억 달러 규모였던 암호화폐 도난 및 사기 관련 피해금액은 올해 44억 달러 규모로 두배 이상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