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T 회장이 될 최종 후보자가 오는 26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고 현재 9명으로 압축된 후보를 다시 3명 정도로 간추린 뒤,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 한 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내년 주주총회에 추천된다.
회장후보심사위와 이사회를 같은 날 열기로 한 것은 사실상 인적구성이 같기 때문이다. 회장후보심사위는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8명 전원으로 구성되고,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되어 서로 다르지만, 이번 이사회의 경우 황창규 회장과 차기 회장 후보가 빠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인적구성이 같다.
사내이사이자 회장 후보인 사람은 9명의 후보 가운데 이동면 사장이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회장후보심사위가 이사회에 보고할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하면, 바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그 중 1인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할 것”이라며 “이사들 간 최종 후보자에 대해 이견이 있을 경우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대한의 합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장후보심사위에서는 1차 컷오프 때처럼 2차 컷오프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바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고 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KT 회장 선임절차의 '옥의 티'라고 지적한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임절차를 4단계로 심화시켰지만 결과적으로 동일인이 매단계 참여하기도 하고 특히 3, 4단계는 사실상 같은 구성원이 두 번 심사하기 때문이다.
KT가 벤치마킹한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사장 선임과 관련해 총 8차례의 카운슬을 거쳐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해 공개하고, 최종 2인 후보를 대상으로 CEO후보추천위가 3차례의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1명을 선정해 이사회가 주주총회에 추천한 것과 비교된다. 포스코 역시 KT와 유사하게 CEO 리스크를 안고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KT의 전직 임원은 “KT가 전문기관 추천과 사내후보자, 응모 등 3개 분야에서 후보를 추린 것과 달리 포스코는 0.5% 이상 주주 30개사, 전문기관 7개, 퇴직 임원 모임 등을 통해 다양한 인물을 발굴하려고 노력했다”며 “심사단계도 4단계로 구분했지만 지배구조위에 참여했던 이사들은 전 단계에 참여하고, 회장후보심사위와 이사회가 동일한 인적구성으로 가는 것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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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KT회장 후보자 중 유력시 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회자되면서 막판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흠결로 꼽히고 있다. 최종 후보 선정이 임박해지면서 최근에는 KT 안팎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악성 루머를 퍼트리며 후보 당사자나 심사위원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려는 행태마저 나타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국민기업이자 국내 IT 산업에 차지하는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심사위원들이 막판까지 객관성을 잃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 맞는 인물을 투명하게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