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 시대에 소수 플랫폼이 독과점하고 부의 편재가 심화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될수록, 로봇이 인간을 이기고 세상을 지배할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도 엄습한다. 이에 조직 내 이해 당사자들 간 의사결정 체제를 뜻하는 ‘거버넌스’를 여태까지의 중앙집권적 방식에서 탈중앙화 한 ‘블록체인’ 방식으로 전환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임명환 박사가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지능화 시대의 거버넌스 현안과 블록체인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임 박사는 “4차 산업혁명 초기인 2015년경엔 제조업에서의 생산성 향상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들어서는 서비스 산업 측면에서의 효율성 향상까지 요구된다”며 “일상생활에서 음성비서, 24시간 고객 상담 서비스, 머신러닝을 통한 디지털 자산관리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 서비스들에는 장점도 있지만 이면에는 해킹, 오용 등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이 경우 항상 거버넌스가 문제가 돼왔고, 블록체인이 대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AI 시스템이 곳곳에 심어져있는 지능화 시대에는 기술 운영주체에 의한 오남용이나 지배력 확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플랫폼의 독과점으로 부의 편재, 불공정, 비효율이 발생해 전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올해 전세계 상위 10개 기업 중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플랫폼 기업이 7개가 포함됐다. 아마존은 미국 전자책 시장의 93%를, 구글은 유럽 인터넷 검색 시장의 92%를 차지한다. 또한 올해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상위 1%의 사람들이 전체 부의 45%의 소유하고 있다.
임 박사는 거버넌스의 탈중앙화를 과거 민주화를 위한 시민혁명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거버넌스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검토하고 기업들과 과학자들이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해관계 및 사회문화와 기술 격차 등으로 공통 규범과 본질적인 해결 마련에 한계를 갖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을 통해 직접 민주주의 등 원친적으로 제한 없는 참여와 합의,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하고 사람과 노드, 지분, 등을 동시에 고려하면 된다”면서 “참여자 인센티브 및 벌금, 투명성 및 공정성, 위변조, 해킹 등을 전반적으로 수용하는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거버넌스 사례는 ‘스팀잇’이란 블록체인 기반 블로그 및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가입단계에서부터 엄격한 실명제를 도입하고 암호화폐 스팀 코인과 연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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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박사는 “구글 유튜브에서 이용자가 소득을 올리려면 1년에 1천명의 구독자, 4천 시간 이상 시청돼야 광고를 탑재할 수 있게 하고 그 몫에서 55%를 이용자에게 준다”며 “만약 거기서 크리에이터 소속사 MCN 등록이라도 하면 20~30% 수수료를 또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ㄸ?ㄴ 프랫폼을 봐도 창작자가 50% 이상 가져가는 것은 쉽지 않은데, 스팀잇에서는 게시물 제작과 확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총 75%를 배분한다”며 “그중 저자에게 56%, 추천인에게 18%를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