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규 OTT ‘시즌’, 넷플릭스 대항마 될 수 있을까

국내 콘텐츠·추천 기능 강화에 방점…오리지널 콘텐츠 확대는 과제

방송/통신입력 :2019/11/28 15:52    수정: 2019/11/29 07:32

넷플릭스·웨이브 등 국내외 사업자의 소리 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KT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KT가 새롭게 출시한 OTT ‘시즌(Seezn)’이 주인공이다.

KT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OTT인 ‘시즌’을 공개했다. 시즌은 기존에 운영하던 ‘올레tv 모바일’을 기본 골격으로, 각종 콘텐츠와 편의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 단장은 “시즌은 KT 그룹이 보유한 미디어 경쟁력을 활용해 지상파·종편·CJ ENM 등 다양한 사업자의 콘텐츠를 모두 담고 있다”며 “향후 오픈 SDK를 제공해 서비스 플랫폼 확장을 유도하고, 내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모델들이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Seezn(시즌)’을 소개하고 있다.(사진=KT)

■ 시즌에만 '있다'…다양한 국내 콘텐츠·감정인식 추천 기능

시즌의 최대 강점은 다양한 국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사 3사가 연합해 만든 OTT ‘웨이브’에는 CJ ENM이 만든 콘텐츠가 빠져있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일부 국내 콘텐츠가 VOD 형태로 제공되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보다는 해외·오리지널 콘텐츠가 대다수다.

이에 반해 시즌은 종합편성 채널과 CJ 계열 채널, 스포츠중계 채널 등 110여개의 실시간 방송과 지상파 3사 VOD를 포함한 20만여편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훈배 단장은 “현재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100개의 채널이 제공된다”며 “다음 달 중순 CJ ENM의 ‘티빙’이 들어오면 200개가 넘는 채널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기자간담회에허 유현중 KT 모바일미디어사업담당 상무가 시즌의 감정인식 추천 서비스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콘텐츠 추천 기능이 강화된 점도 특징이다. 기존 OTT가 단순히 이용자의 시청 이력에 기반해 콘텐츠를 추천해 줬다면, 시즌은 날씨·시간·요일 등에 따라 각각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더욱이 이용자의 표정을 분석해 현재 감정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내 감정을 읽는 스캐너 검색’기능을 탑재, 한층 풍부한 콘텐츠 추천이 가능하다. 유현중 KT 모바일미디어사업담당 상무는 “안면인식 추천기능은 얼굴에 나타나는 근육의 변화를 분석해 총 6개의 표정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각각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라며 “지금은 서비스 중 하나로 안면인식 추천 기능을 활용했지만, 향후 서비스를 점차 고도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시즌에만 '없다'…오리지널 콘텐츠·수익성

이날 KT는 시즌을 통해서만 공개할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OTT는 ‘콘텐츠의 인기’에 따라 이용자 수가 달라진다. 특정 OTT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서비스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 9월 서비스 출시와 함께 2023년까지 3천억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CJ ENM·JTBC 등과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제작 및 콘텐츠 수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모두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OTT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시즌에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빠져있다. KT는 국내 방송사와 콘텐츠를 공동제작 중이고, 디스커버리나 중국 콘텐츠 개발사인 미구 등 해외 사업자와도 콘텐츠 제작 협업을 체결했다고 설명했지만, 독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계획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기자간담회에서 KT 뉴미디어사업단 김훈배 단장이 '시즌'의 강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KT)

김훈배 단장은 “IPTV와 OTT를 포함한 콘텐츠 수급에 매년 1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이 중 일부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 추진하는 단계에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즌’의 약점 중 하나다. 시즌이 다양한 사업자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만큼, KT는 수많은 콘텐츠 제작사에 합당한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콘텐츠를 추가할수록 지불해야하는 이용대가는 높아진다. 콘텐츠가 많아져도 월 이용 요금을 높이기는 어렵다. OTT 시장에서는 콘텐츠 경쟁과 요금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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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즌은 채널수와 VOD 포인트 제공 여부 따라 ▲플레인(월 5천500원) ▲플레인 플러스(월 8천800원) ▲믹스(월 9천900원) ▲믹스 플러스(월 1만3천200원) 등 4가지 월정액으로 요금제를 구성했다. 믹스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1만1천원상당의 VOD 이용 쿠폰도 증정한다.

김훈배 단장은 “시즌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고, 향후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감내하고 이용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며 “현재 시즌 이용자들에게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데, 연말쯤 적자폭 등을 고려해 (포인트 제공) 폭을 조정하는 것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