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관련 기술 중 핵심으로 꼽히는 합의알고리즘 개발을 추진한다. 블록체인이 실제 활용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성능 이슈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합의알고리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4천500억원 규모 블록체인 연구개발(R&D) 사업에 포함시켰다.·
개발한 합의알고리즘은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술 활용을 원하는 민간 기업 어디나 쓸 수 있게 해, 기술 개발로 인한 경제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소속 김종현 박사는 26일 서울 강남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리더스포럼에서 '2019 블록체인 예비타당성 사업계획서'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과기정통부와 IITP는 5년간 4천5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블록체인 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최근 신청했다. 300억 이상 되는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기획재정부에 사전에 사업의 타당성을 심사 받아야 한다.
김종현 박사는 블록체인 예타사업의 프로젝트매니저(PM)로, 100여 곳 이상의 관련 산하기관.협단체 의견을 종합해 사업 계획 수립을 주도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이번 블록체인 예타사업의 주제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블록체인 요소 기술 개발'이다. 범정부 차원의 혁신성장전략인 '데이터 경제 활성화' 계획에 발맞춰 블록체인 핵심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는 게 이번 R&D 사업의 방향이다. 이 같은 대주제 아래 총 11개 전략과제를 도출하고, 세부적으로 39개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완전 탈중앙화된 고성능 합의알고리즘 개발 필요"
'완전 탈중앙화된 고성능 합의알고리즘 개발'은 예타사업 전략과제 중 첫 번째로 포함됐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합의알고리즘의 중요성에 비해, 현재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주요 전력과제로 선정했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합의알고리즘 개발은 블록체인 메인넷(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이다. 초당 얼마나 많은 거래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래처리속도(TPS), 한번 블록에 기록된 정보가 번복되지 않는다고 확정되는 시간인 거래확정시간(파이널리티), 네트워크가 얼마나 검열에서 자유롭고 위변조 가능성이 적은지 보여주는 탈정앙화 정도가 다 합의알고리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 박사는 "아직도 블록체인이 실제 사용되는 데 속도나 파이널리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채택한 작업증명방식(PoW)에 성능 한계를 극복하기 지분증명방식(PoS) 방식이 나왔지만 이 역시 탈중앙화를 위배하기 때문에 보안 등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TPS, 파이널리티, 탈중앙화까지 관련된 만큼 합의알고리즘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났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완전 탈중앙화된 고성능 합의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합의 알고리즘이 중요하다 해도,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개발해야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김 박사는 이런 질문에 대비해, 합의 알고리즘은 핵심 요소 기술로 메인넷을 만드는 민간 기업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예타사업을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확산에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또 "합의알고리즘은 핵심적인 요소 기술로 오픈소스로 공개해 메인넷 사업을 하는 어떤 기업이든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블록체인 산업 전체가 혜택을 받는 개발 사업이기 때문에 경제성도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처리 기술·IoT 특화 블록체인 기술 개발 함께 추진
합의알고리즘 개발 이외에도 기반 기술 분야 전략과제 5개에는 ▲사용자가 블록체인을 몰라도 쉽고 안전한 계약 맺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 중심의 스마트 컨트랙트기술' 개발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인 '개인정보 처리 및 신원관리 블록체인 기술' 개발 ▲다양한 분산애플리케이션의 처리 성능 최적화를 위한 '디앱(dApp) 통합관리기술' 개발 ▲블록체인 기능과 오픈소스 품질검증을 위한 '블록체인 기능평가 및 검증기술 개발 등이 포함됐다.
활용 기술 분야 전략과제는 ▲사물인터넷(IoT)특화 블록체인 기술인 BoT 개발 ▲데이터 소유권을 관리 시스템 기술인 '데이터주권형 신뢰 데이터베이스(BDMS) 개발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 확보와 AI 서비스와 데이터 인터페이스를 연동할 수 있는 '블록체인 상호운용성 기술' 개발 ▲유무인 이동체 간 신뢰 정보공유를 위한 '국방정보통신망 기반 협업 수행 기술' 개발 ▲블록체인 기술 모듈화와 솔루션 아키텍처를 설계 제공하는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 등 5가지다.
추가로 표준화전략 수립, 표준 반영 및 확보를 위한 전략과제로 '블록체인 기술 및 서비스 표준화' 과제 1개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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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국내 블록체인 기술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수준으로 올리고 블록체인 생태계 혁신 기반을 구축해 전체 산업 생태계에 다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주요 목표"라며 "정부가 블록체인에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도록 전략과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의 블록체인 예타 신청은 지난해 탈락 이후 두 번째다. 올해 신청한 4천500억 규모 사업의 예타 심사 결과는 내년 5월 께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