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시장 대약진…韓 3사 '활짝'

美·中 둔화에 '나홀로 성장'…배터리 누적 사용량 '102%'↑

디지털경제입력 :2019/11/25 14:03    수정: 2019/11/25 14:31

전기차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제3의 시장'인 유럽이 올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찍부터 유럽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온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유럽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0% 급증했다. 이는 중국(-30.7%), 미국(-27.3%)과 비해 폭발적인 성장세다.

반짝 성장세도 아니다. 올해 9월까지 유럽 시장의 누적 배터리 사용량 증감률은 102.0%로 같은 기간 중국(45.2%), 미국(15.7%)을 크게 앞섰다.

글로벌 전기차 지역별 배터리 사용량. (자료=지디넷코리아)
올해 9월까지 글로벌 지역별 누적 전기차 사용량 증감률. (자료=지디넷코리아)

유럽연합(EU) 각국은 내년부터 본격 실시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에 앞서 각종 친환경 정책을 추진 중이다. 유럽 내에서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독일은 전기차 구입을 독려하기 위해 내년부터 구매 보조금을 50% 인상할 방침이다. 또 전기차 인프라의 핵심인 민간 충전소 구축도 대폭 지원한다.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 생산목표치를 대폭 늘려잡았다. 폭스바겐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의 전기차 생산대수를 2천200만대에서 2천6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위해 600억 유로(약 77조원)를 투자한다. BMW도 2023년까지 전동화 라인업 25개를 구축해 전기차 양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폭스바겐 양산형 전기차 ID. 3(사진=폭스바겐)

자동차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완성차 업체 간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탈리아-미국 합작 브랜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시트로엥으로 유명한 프랑스 푸조(PSA) 그룹은 전기차·자율주행차 기술 강화를 위해 최근 합병에 합의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도 BMW와 협력해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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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이 본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이 시장에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단행 중인 국내 3사의 성장도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현재까지 유럽 시장에 투입한 금액은 3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폴란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각각 거점 공장을 구축해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고성장이 재개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출시될 신규 전기차 모델은 8만~1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매년 생산 대수를 계단식으로 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