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야후 재팬, ‘결제·쇼핑·AI’ 힘 합친다

"다양한 기회 검토 중"...글로벌 기업 대항 합작사 탄생할 듯

인터넷입력 :2019/11/14 10:54    수정: 2019/11/15 13:52

일본 야후와 네이버 라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기회를 얻기 위해 힘을 합칠 전망이다.

성장 한계에 다다른 라인과 야후가 힘을 모은다면, 방대한 사용자와 데이터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시장과 간편결제 시장,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라인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한 일본 야후의 모회사인 Z홀딩스와 라인의 경영통합 추진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라인과 Z홀딩스와의 합병은 공식 발표가 아니다"며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합병을 포함 다양한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라인 홈페이지)

아직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했으나, 합병이 논의중인 것에 대해선 인정한 것이다.

■ "日야후·라인, 경영통합 추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야후 서비스를 운영하는 지주회사인 Z홀딩스와 라인이 경영통합을 위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Z홀딩스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라인 모회사인 네이버가 각각 절반씩 출자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뒤 야후와 라인을 이 아래 두겠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Z홀딩스 주식을 40% 이상 보유중이고, 네이버는 라인 주식을 70% 이상 보유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해 Z홀딩스 주식의 70%를 보유하는 모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또 Z홀딩스 산하에 100% 자회사로 야후와 라인이 들어가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공동출자회사의 출자 비율은 각각 50%이지만, 소프트뱅크가 이 회사를 연결 자회사로 삼는 안을 조정중"이라고도 보도했다.

■ 라인-야후 합쳐지면 어떤 시너지 날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이 두 회사가 통합하면 약 8천만명의 라인 사용자와, 약 5천만명인 야후 서비스 이용자가 합쳐지게 된다. 약 1억명 규모 기반의 서비스가 탄생해 미국이나 중국 IT 기업과 경쟁할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야후와 라인은 일본에서 각각 포털·메신저 서비스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간편 결제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야후는 페이페이(Paypay), 라인은 라인페이(LINE Pay)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두 회사는 각종 포인트와 캐시백 등을 제시하며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이 두 회사가 합쳐지면 먼저 사용자를 기반한 결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야후는 올해 9월, 4천억엔(약 4조2천억원)을 투자해 일본 최대 의류 쇼핑몰 업체인 ZOZO(조조)를 자회사로 인수한 바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전자상거래업은 중요하다.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전자상거래 1위는 기업은 라쿠텐이며, 그 뒤를 야후와 아마존재팬이 잇고 있다. 야후가 라인 사용자를 확보하면 간편결제뿐만아니라 경쟁이 치열한 전자상거래 분야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라쿠텐과 아마존과 대항할 수 있는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 데이터-AI에서도 협력 가능

라인은 일본 1위 메신저로 올해 9월 말을 기준으로 일본 내 월간 이용자 수 약 8천200명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가입자를 기반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뿐만 금융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중이기도 하다.

야후와 라인이 합병하면 빠른 데이터 확보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 용이하고, 더욱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의 AI 스피커에 야후의 데이터가 합쳐질 수도 있다.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AI 분야에서의 협업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AI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최근 네이버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 유럽에 핵심 AI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와 야후 재팬이 각각 기술투자와 M&A 등을 통해 미국 중국의 기술 패권에 대항할 힘을 기르겠다는 계획과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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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이번 통합으로만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과 대응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도 이날 공시를 통해 "당사의 종속회사인 라인과 야후재팬의 주주인 Z홀딩스와의 경영통합에 관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으나, 해당보도는 라인의 공식 발표가 아니다"며 "라인은 Z홀딩사와 사업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이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