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만화산업을 돌아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돌아보는 만화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 이벤트홀에서 제19회 만화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기념식에서는 한국웹툰의 미래를 논하는 토론이 진행됐으며 오늘의 우리만화 시상식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시상도 이뤄졌다.
■ "웹툰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차별화 ▲취향 ▲IP ▲팬덤"
이날 진행된 토론회에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박인하 교수와 박유진 딜리헙 대표가 자리해 기조강연을 진행했으며 김준구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와 박정서 다음웹툰컴퍼니 대표가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박인하 교수는 2019년 이후 웹툰 산업의 방향성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제는 IP로서의 웹툰을 고민해야 할 시대다. 웹툰은 아주 중요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라 사고하는게 올바르다"며 "웹툰은 새로운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해나가며 이는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로 귀결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웹툰은 콘텐츠 판매 수익이 아닌 연결을 통한 연계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는 가치와 경험을 소비하는 시대의 중심에 웹툰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이야기했다.
"가치와 경험을 공유하기 원하는 이들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하고 향후 웹툰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차별화 ▲취향 ▲IP ▲팬덤을 꼽았다.
박유진 딜리헙 대표는 웹툰 시장에서 오픈 플랫폼의 가진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박유진 대표는 "딜리헙은 디지털 퍼블리싱 오픈 플랫폼이다. 이는 누구나 창작자가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플랫폼 수수료 6%만 가져갈 뿐 작품과 관련한 어떤 권리도 딜리헙은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오픈 플랫폼의 특징은 모든 이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올리는 시기와 올리는 방식 모두를 사용자가 정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매우 높은 자유도가 있는 셈이다"라고 말하고 "중간 유통자나 전달자 역할을 하는 이가 오픈 플랫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딜리헙은 후원자나 독자가 작가로부터 작품을 살 수 있으며 때문에 작가가 대부분의 매출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박유진 대표는 "플랫폼 사용자 입장이 아닌 플랫폼 제공자 입장에서 기획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작가에 집중했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최적의 방식으로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과 작가의 독립적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경험담을 공유했다.
또한 "장기적인 창작활동을 위해서는 작가들이 스스로의 브랜딩에 신경써야한다"고 조언하고 딜리헙 역시 작가들이 브랜딩 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웹툰 시장 규모 확장...어떤 콘텐츠도 만화 대체할 수 없어"
이어진 토론회에서 박정서 대표는 "웹툰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웹툰 서비스가 주식회사 형태로 발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지만 내부에서는 무섭기도 하다"라며 "주식회사는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상태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더 큰 기업을 경쟁자로 만나야 하는데 이런 기업과 싸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고민하면 우리 스스로도 고민을 키울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중국 웹툰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면 텐센트와 경쟁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경쟁에 돌입하기 위해 다들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고 어느 정도 몹집이 커졌을 때는 웹툰 산업이 어떤 형태를 갖추게 될지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3년에서 5년 안에 결과를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웹툰 시장은 하나의 작품을 공동으로 작업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준구 대표는 "규모가 커지면 시장은 파편화될 수 밖에 없으며 데이터를 분석해서 공략해야 한다. 웹툰은 IP 베이스의 콘텐츠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이용자에게 추천할 것인지를 신경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웹툰은 한국이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그만큼 많은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해외 독자들도 감탄할 수 있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10년 후의 웹툰 시장은 더욱 성장하고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데 토론회에 참가한 패널의 의견이 일치됐다.
김준구 대표는 "10년후 플랫폼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콘텐트는 더욱 빛을 내고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작가들은 10년 후 시장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사업하는 이들이 신경쓸 부분이다. 그 어떤 콘텐츠가 나와도 만화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인하 교수는 "5년 후까지는 확실히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작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라며 "아마 글로벌 표준이 만들어져서 한국 웹툰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박정서 대표는 "5G 시대가 열리면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구체화됐다. 5G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내려받을 수 있는 콘텐츠의 용량이 매우 커진다"라며 "게임과 영상 콘텐츠의 퀄리티가 극단적으로 향상됐을 때 만화가 이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 하일권 작가의 '병의맛'...한국만화가협회장상 수상
토론회 종료 후에는 오늘의 우리만화 시상식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먼저 고바우 영감을 연재한 故김성환 작가와 네이버웹툰에 공로상이 수여됐다. 이날 기념식 현장에서는 작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작은 추모전이 열리기도 했다.
오늘의 우리만화에는 이종철 작가의 '까대기', 하일권 작가의 '병의맛', 마영신 작가의 '아티스트', 조현아 작가의 '연의 편지', 서이래-나몬 작가의 '정년이'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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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가협회장상은 하일권 작가의 '병의맛'이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현환 국장은 " 지난 20년간 한국만화산업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공헌을 했고 영향력도 커졌다. 그만큼 당면한 어려움도 다양하고 많다. 첫 번째로 오늘을 계기로 한국 만화인과 만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단결하고 화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한국 만화 성장을 향해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라며 "한국만화산업 성장에 문체부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가 기치를 걸고 선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시대가 아니다. 현장의 요구와 창의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있을 때 정부가 뒤에서 후원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살피는 시대다. 만화산업의 고민을 진심으로 함께 하겠다"라고 축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