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경쟁 패러다임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겠다”

출혈 마케팅 없이 리더쉽 확보 가능…미디어 신사업도 강화

방송/통신입력 :2019/10/31 17:29

SK텔레콤이 마케팅이 아닌 서비스로 5G 경쟁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5G 상용화 초기 불거졌던 불법보조금을 통한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특화 서비스와 네트워크 품질 등을 토대로 건전한 경쟁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 현재 SK텔레콤의 5G 시장 점유율은 44%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서 있다. 시장이 요동칠 수준의 출혈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무난하게 LTE에서의 시장점유율 구도인 5:3:2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올 3분기 매출 4조5천612억원, 영업이익 3천21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무선사업(MNO) 매출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9.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감가상각비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의 배경이다.

■ 마케팅 줄이고 ARPU 높이고…5G로 실적 개선 기대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흐름은 지난 2분기부터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6.8% 증가한 4조4천3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3천228억원에 머물렀다, 이 역시 원인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에 있었다.

마케팅 비용은 휴대전화 구입 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으로 주로 활용된다. 많은 금액을 보조금으로 지출할수록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통신 사업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지출을 줄일수록 마케팅 지출이 줄고, 실적 개선의 여지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보조금으로 얼룩졌던 출혈 마케팅을 지양하고 서비스 중심으로 5G 경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 센터장은 “마케팅 비용 경쟁보다 5G 클러스터 등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으로 패러다임 전환 주도하겠다”며 “실제로 9월부터 시장 경쟁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시장 안정화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5G 상용화에 맞춘 갤럭시S10 5G 출시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시장 안정화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G 가입자가 경쟁사 대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 역시 SK텔레콤 입장에서 호재다. 윤풍영 센터장은 “지난 9월 5G 가입자 150만명을 달성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44% 이상을 확보했다”며 “가입자 점유율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네트워크·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4G에서의 리더십을 5G에서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중이 큰 5G 가입자 확대는 ARPU(가입자당매출) 증가로 직결된다. SK텔레콤의 3분기 ARPU는 3만1천16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으나, 전 분기에 비해서는 1.3% 증가했다. 윤 센터장은 “현재 5G 가입자 유입 추세를 보면 (무선사업 부문) ARPU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올 4분기에는 YOY 기준으로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며 “올 4분기 턴어라운드가 예측됨에 따라 내년 ARPU는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미디어 신사업으로 수익 다각화

SK텔레콤은 미디어 분야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첫 단추로는 지상파 3사와 함께 만든 토종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웨이브’ 경쟁력 강화다. 과감한 콘텐츠 투자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센터장은 “웨이브는 10월말 현재 유료가입자 140만명 수준으로, 2023년 목표인 500만명 달성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며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기 위해 2천억원 규모의 외부 펀딩 계약을 체결했고, 지속해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카카오와의 협력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윤 센터장은 “카카오와 체결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카카오가 보유한 훌륭한 IP 자산을 SK브로드밴드의 유료방송 플랫폼과 연계해 시너지를 증진할 것”이라며 “MNO·커머스·디콘텐츠·미래 ICT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통해 성장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 모델들이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사진=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와 추진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X클라우드’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현재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MS와 논의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센터장은 “SK텔레콤은 MS와 X클라우드 파트너십 통해 구독 기반 수익 모델을 만드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며 “양사 간 수익 쉐어는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이후 결과를 보고 배분 비율 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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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텔레콤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티브로드와의 인수 합병은 내년 1분기 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티브로드 인수 관련해서는 공정위의 인허가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탓에 남은 일정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2020년 1분기 이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수 후 합병 법인은 효율화 통해 비용, 운영, 시너지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