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한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이낙연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회담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처음 열린 양국 최고위급 회담이다.
약 20여 분간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여전히 "국가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이낙연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은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다.
■ 20분간 양국 총리 회담, 입장차 여전
국무조정실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왕 즉위식을 맞아 일본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일본 총리 관저에서 20여 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에게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또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3개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무조정실도 "양 총리는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서 한일 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 총리는 한일관계의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간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켜 나가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간 견해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도 한일 청구권 문제와 일제 징용 피해자 보상 판결등과 관련해 "국가간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양국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려 나가는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이낙연 총리는 "한국도 1965년 한일기본관계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 왔다"고 밝혔다.
■ 이낙연 총리, 文 친서 아베에 전달
회담 시간이 짧은 만큼 일본의 수출 규제와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WTO 제소, 지소미아(GSOMIA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올 하반기부터 진행된 각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낙연 총리는 회담 말미에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낙연 총리는 회담 직후 친서 전달 여부를 묻는 NHK 등 일본 언론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친서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일본 현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친서에는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갈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내용과 양국간 현안에 대해서 조기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나가자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 강경화 "양국간 입장 이해 깊어졌지만 간극 크다"
같은 날 외교부 강경화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한일 양국간의 갈등에 대한 그 이해는 한층 깊어졌다고 보이며 간극도 조금 좁혀졌다. 그러나 아직도 간극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강경화 장관은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진행한 내신 기자단 브리핑에서 "양국 외교 당국 간 배상 문제를 두고 협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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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은 또 "우리의 사법 프로세스가 온전하게 실천이 돼야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1+1 안을 포함해 다른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협의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국간 입창 차이가 좁혀졌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지소미아 관련 강경화 장관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문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돼 신뢰가 회복되고 우호 분위기가 조성이 되면 이 문제를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