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난타전...TV·건조기 이어 의류관리기까지

LG '스타일러' vs 삼성 '에어드레서'…기 싸움 팽팽

홈&모바일입력 :2019/10/24 15:32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 다툼이 최근 의류관리기로 번졌다. 의류관리기 판매량이 증가하는 코트의 계절 겨울을 앞두고 양사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2011년 ‘스타일러’를 선보이며 개척됐다. 시장 점유율도 LG전자가 앞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어드레서’로 출사표를 던지고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공방의 화두는 의류 속 먼지 처리 방식이다. LG전자 ‘스타일러’는 진동 방식으로 무빙 행어가 움직여 옷을 흔들어 먼지를 제거한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바람 분사 방식이다. 제트에어라는 바람을 통해 미세먼지 필터로 먼지를 털어낸다.

■ 삼성 “흔들어 털었던 미세먼지는?”

선제 공격은 삼성전자가 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 ‘[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서 삼성전자는 “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 속도 모르는데, 어떻게 내 옷을 맡기나요?”, "털었던 미세먼지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대로 두면 옷은 깨끗해져도 속은 어떻게 되겠어?"라고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캡쳐 화면

또한 삼성전자는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영상을 통해서 “흔들지 않는 에어워시 방식으로 의류 미세먼지 제거! 소음/진동 걱정 없이!”라고 표현하며 작동방식 테스트와 소음/진동 테스트를 진행했다.

LG전자라고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무빙행어 방식을 채용한 의류관리기는 LG전자뿐이라는 점에서 LG전자 스타일러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 9월 기존 사용하던 의류관리기(스타일러)를 반납하고, 의류청정기(에어드레서)를 구매하면 20만원 상당의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공격적인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에 LG전자가 쓰는 의류관리기 대신 의류청정기라는 수식어를 채택했다.

■ LG “진짜 스타일러는 스타일러뿐”

LG 트롬 스타일러 광고 캡쳐 화면 (사진=LG전자)

LG전자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21일 LG전자는 트롬 스타일러의 새로운 TV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의 주제는 ‘진짜 스타일러의 의류관리’로 LG전자는 ‘진짜’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의류관리기의 원조는 LG전자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아울러 ‘바람이 털기 힘든 미세먼지까지 제대로 털어주는 무빙행어, 바람이 닿기 힘든 아래쪽 먼지까지 털어주는 무빙행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허기술인 무빙행어’ 등 에어드레서의 바람 분사 방식을 겨냥하는 듯한 표현을 썼다.

■ “기업간 기술 경쟁...소비자는 나쁠 게 없어”

양사의 신경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의류관리기는 대표적인 신가전 제품으로 꼽히는 데다가 계절적 성수기인 겨울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양사의 TV 전쟁이 공정위까지 가며 확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둘러싸고 소송을 치르며 맞붙어 온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양사는 ‘냉장고 전쟁’을 치렀다. 지펠 냉장고와 디오스 냉장고를 두고 최고 용량 비교 광고 문제로 법적 분쟁을 벌인 것이다. 양사는 수백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냉장고 관련 법적 다툼은 법원의 중재로 1년 만에 끝났다.

2014년에는 ‘세탁기 전쟁’이 일어났다. 당시 LG전자 사장이었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삼성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고장(?) 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삼성전자는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LG전자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하며 양사는 정면충돌했다. 해당 분쟁은 조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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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 같은 양사의 기술 마케팅 공방이 소비자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기업의 성능 비교 마케팅을 통해 제품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삼성과 LG가 공방을 벌이는 중에 제품의 장단점 등과 같은 정보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측면이 있다”며 “정보성 측면에서 소비자한테는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