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지문인식 오류가 발생하면서 향후 조속한 사태 해결이 이뤄질지 예의주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주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 초 화면 지문인식 오류가 발생했던 모델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대상 모델은 갤럭시노트10·노트10 플러스와 갤럭시S10·S10플러스·S10 5G 등 총 5개 모델이다.
이번 논란은 갤럭시S10 사용자가 제품에 실리콘 소재의 전면 커버를 씌웠을 때 지정된 지문이 아니어도 잠금이 해제되면서 시작됐다. 또 지문뿐 만이 아니라 다른 신체 부위나 물체로도 잠금이 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용자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생체인증을 우회하는 해킹 방식에 복잡한 장비가 사용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던 것과 달리, 이번 사태의 경우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실리콘 케이스 하나만으로 타인의 최신 스마트폰을 간단하게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평가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전면 커버를 사용하는 경우 일부 커버의 돌기 패턴이 지문으로 인식돼 잠금이 풀리는 오류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에는 인식률을 높이는 학습 알고리즘이 적용됐으며,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오차 범위 허용폭이 넓어지면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 시리즈에 채택된 초음파식 지문인식 기술의 완성도에 대한 의구심도 새어나오고 있다.
초음파 방식은 초음파(고주파)를 사용자 지문에 쏘아 융선의 굴곡에 따른 3차원(3D) 이미지를 스캔하는 방식이다. 지문인증 실패율이 적고 보안성이 우수하며, 습기·햇빛이 강한 환경에서도 원활한 지문 인식이 가능하다는 게 그동안 혁신 요소로 꼽혀 왔다.
또 초음파 방식은 홈버튼과 베젤을 없애고 전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는 디자인 측면에서 이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생체인식 기술의 진화에 보안성이 동반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초음파 방식에 대해 지문 표면 굴곡에 따른 전기적 차이를 이용하는 정전용량식보다 보안성이 수십배 강하고, 위조 지문에도 뚫리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알려진 것과 달리 일각에서는 지문인식 오류가 센서 성능에 따라서도 좌우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센서 성능에 따라 초음파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커버 유리, 그 위에 씌워진 전면 케이스 혹은 특정 소재의 보호필름을 통과할 때 휘거나 꺾이는 정도가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전까지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는 우선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전까지 전면 커버 사용을 자제하고 지문을 신규로 등록해 사용할 것을 당부했지만 패치 이후에도 유사 문제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문인식을 통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 대한 예기치 못한 피해가 우려되면서 금융권에서도 긴급 공지를 내리고 있다. 해당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문 인증을 해지하거나 다른 인증 수단을 이용해 달라는 것.
관련기사
- 삼성 "내주초 갤S10·노트10 지문인식오류 SW 패치"2019.10.21
- "타인 지문까지 뚫렸다"…갤노트10, 지문인식 보안 논란2019.10.21
- 화면 지문인식 품은 '갤럭시A50' 예판…47만3천원2019.10.21
- 갤S10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 가짜 지문에 뚫려2019.10.21
업계 관계자는 "지문인식 센서는 본인인데 열리지 않는 확률과 남인데 열릴 확률로 성능이 좌우된다"며 "이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기존의 인식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사용 편의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갤럭시S10의 화면 지문인식 보안성에 대한 문제는 올해 초부터 제기됐다. 지난 4월에는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가 3D 프린터로 인쇄한 자신의 가짜 지문으로 화면 잠금을 해제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