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모빌리티 분야 첫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은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가 규제 샌드박스 심사 과정에서 느낀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15일 서울 대치동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3주년 행사에서 ‘스타트업이 말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표자로 나서 반반택시 서비스를 만들고,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신청·허가받기까지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구축하기 전부터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불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받을까봐 개발을 망설였다고 회고했다. 이에 그는 법률이나 정책에서 명확하게 금지된 행위가 아니라면 사업적으로 시도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기존 택시 산업을 파괴하겠다는 게 아닌 혁신하고자 시작했는데 너무 오래된 산업이라 규제가 너무 많았다”며 “우리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은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적인 지식이 많이 없다보니 우리가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닐까 걱정했고, 구글에서 유권해석 질의 방법 등 사례를 찾으며 공부했다”면서 “이를 숙지한 후 서비스를 만들어봐도 되겠단 자의적 판단이 들어 개발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그 과정에서 개별 스타트업이 규제를 단독으로 맞닥뜨리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체감했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같은 단체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며 “특히 규제 관련 유권해석 및 법률 자문 채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 등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법적 타당성을 확인해오던 김 대표의 눈에 띈 것이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소식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17일 규제샌드박스 신청 개시 첫 날 반반택시 서비스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반반택시 사업 실증특례를 부여받고 서비스를 운영 중이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재차 유권해석을 신청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다양한 사업을 더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이를 위해서는 유권해석을 의뢰해야 한다”며 “누군가는 나쁜 마음을 먹고 신청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아직 영향력이 크지 않고 성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한 스타트업이 규제 마루타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고 성장하는 사례가 있어야 더 많은 스타트업이 신청할 텐데, 아직 간극이 있어 사업 확장에 고민이 많다”고 호소했다.
관련기사
- 코스포 출범 3년새 유니콘 스타트업 2→9개…"초심 새기자"2019.10.15
- 코스포-중기중앙회, 혁신 스타트업 같이 키운다2019.10.15
- 코스포 “속았다...국토부 택시개편안 거부”2019.10.15
- 코스포, 택시-모빌리티 상생안 "찬성”...타다는 “아직”2019.10.15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규제 이슈는 겉으로 서비스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며 “반반택시도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어떤 규제 이슈가 있을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리아스타트업 포럼이 처음 만들어진 것도 규제 문제를 해결해보기 위해서였다”면서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오니 규제 이슈도 커지는 것이고, 한편으론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강한 상태라는 반증이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