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국감)가 절반이 지났다. 내일은 과기정통부 산하 IT기관 차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 5곳이 대상이다.
기자한테 '선물'은 기사다. 지난 며칠간 국감 기자들한테 이런 '선물'이 쏟아졌다. 의원들의 폭로성 자료가 잇달았다.
개중에는 눈에 띄는 것도 많았다. "이런 정보를 어떻게 알았냈지"하는 것과 " 이거 분석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네"하는 자료도 있었다.
국감은 태풍과 같다. 상대를 전전긍긍케 하고, 휙하고 휘몰아쳐 파장을 낳는다. 자연 순리상 태풍은 나쁘지만은 않다. 바다를 깨끗하게 하는 순기능도 있다.
일년에 한번 휘몰아치는 국감때문에 피감기관은 전전긍긍한다. 때에 따라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국감도 태풍처럼 순기능이 있다. 그동안 국민이 몰랐던 정보가 대거 공개된다. 슈퍼갑인 의원이기에 입수할 수 있는 정보다. 일부 폭로성 정보는 카타르시스도 선사한다. 피감기관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돌아보는 것도 국감의 순기능이다.
이번 국감에서 A 의원이 질의 하는 걸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의원도 좋은 정책 파트너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A 의원은 차분한 어조와 논리로 장관이 몰랐던 사실을 짚으며, 보다 나은 정책을 촉구했다. 알맹이 없이 호통만 치는 여느 의원들과 달랐다.
내일 열리는 과기정통부 산하 IT 기관 국감에서도 이런 걸 기대한다. 기관이 꼭꼭 감춰두고 싶은 부정과 비리를 파헤쳐 알리는 건 백번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이게 전부여서는 안된다.
우리 경제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세계 경제가 동반 추락하고 있고, 한국 경제도 몇년째 저성장에 신음하고 있다.
올해 국내 경제는 자칫 1%대 성장에 그칠 수 있다. 내년부터 1%대가 고착화할 것이라는 비관도 많다. 소득 3만 달러를 넘은 게 얼마전이다. 속히 4만 달러로 내달려야 한다. 하지만 수출 등 곳곳에서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한때 꿈을 꿨던 G7 국가도 멀어져가는 형국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역시 IT다. JP모건, 나이키,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왜 저마나 "우리는 IT기업"이라고 하겠는가. 국가도 기업도 IT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는 IT를 앞세워 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제 IT어게인으로 4만, 5만 달러 시대를 열어야 한다. IT어게인은 바로 4차산업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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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핵심 부처가 과기정통부이지만 지난번 과기정통부 국감에선 이걸 볼 수 없었다. 무척 유감이다.
내일 국감을 받는 5개 IT기관은 4차산업혁명 첨병에 서있다. 과방위 의원들에 부탁한다. 폭로성 데이터 공개도 좋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도 치열히 묻고 논쟁해달라. 어떻게 IT 어게인으로 소득 4만, 5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지, 1~2% 저성장 궤도를 탈출할 수 있을 지, 또 각 기관은 이런 소명의식과 함께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이런 걸 물어달라. 혹자는 말한다. 승부는 커브길에서 난다고. 그 커브길이 코 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