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압력에 굴복한 걸까? 아니면 무고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일까?
애플이 홍콩 시위 유탄을 맞고 있다. 홍콩 시위 참가자들이 널리 활용하던 홍콩맵라이브(HKmap.live) 앱을 전격 삭제한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일 홍콩맵라이브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콩맵라이브는 시위 참가자들이 올린 정보를 토대로 경찰의 위치, 최루탄 사용 여부, 기타 위험요인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특히 애플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애플이 시위대를 호위하고 있다”고 비난한 직후 관련 앱을 삭제해 비난에 휘말렸다.
■ 팀 쿡 "특정 경찰 공격에 활용" vs 홍콩맵 "그런 사례 없다"
논란이 커지자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쿡은 10일 전 직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홍콩맵라이브 앱이 악용되고 있어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이메일에서 쿡은 “홍콩맵라이브는 경찰 확인지점, 시위 집중 지역을 비롯한 여러 정보를 제공해준다”면서 “기술 자체는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나쁜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팀 쿡은 덧붙였다. 이를테면 경찰관 개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경찰이 없는 지역에 있는 개인이나 재산에 피해를 입히는 등의 용도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행위는 홍콩 법률 위반일 뿐 아니라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도 맞지 않다고 팀 쿡은 설명했다.
또 그는 이 같은 사실을 홍콩 사이버보안범죄기술국 뿐 아니라 현지 이용자 등 믿을만한 사람들로부터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팀 쿡은 “우리는 앱스토어가 모든 이용자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곳으로 만들었다”면서 “(이런 사례는) 심각하게 다뤄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홍콩맵라이브 앱 삭제 조치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쿡은 홍콩맵라이브가 개별 경찰관을 겨냥한 공격에 사용된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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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체는 또 “경찰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데 이 앱이 사용됐다는 건 깜짝 놀랄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보도는 대부분 중국 관영 매체에서만 보도됐다”고 비판했다.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홍콩맵라이브도 강하게 반발했다. 홍콩맵라이브는 트위터를 통해 "홍콩 공권력과 거주자들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애플과 홍콩 경찰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