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 단가 매년 하락” 통신사 자료 진실공방

"비용 덜 내는 해외 CP·계열사 수치 포함" 국감 지적

망 이용료와 관련해 콘텐츠 제공업체(CP)와 통신사업자(ISP)간 진실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망 이용 단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ISP 주장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망 이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 해외 CP와, 상대적으로 비용을 적게 내는 ISP 계열사 데이터를 포함시키는 꼼수로 망 이용 단가가 하락해 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ISP 측에 망 비용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과방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ISP가 중소 CP 대상으로 망 이용단가를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오성목 KT사장이 2016년을 기준으로 망 이용료는 늘어났지만, 망 이용단가는 내려가고 있다는 발언에 "통신사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망 주요 10개 CP의 평균단가에는 망 이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해외 CP가 포함돼 있다"며 "또 ISP 계열사라 망 이용료를 적게 내는 지니뮤직과 옥수수 등이 포함돼 있어 평균을 내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면서 "해외 CP의 평균 이용단가, 국내 CP의 평균 이용단가, 계열사 CP의 평균이용단가에 대한 정보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노웅래 과방위원장 또한 "중소 CP들의 평균 이용 단가를 달라. 분명히 올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성목 KT 사장은 "(망 이용 대가가 상승하고 있다는)인터넷기업협회에 자료에 대해 저희는 알지 못하고, 저희가 과기부에 제출한 자료에는 망이용단가가 내려가는 걸로 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태훈 왓챠 대표는 "ISP는 CP 상위 10개 회사를 예를 들어 망 이용대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하는데, 이를 증명할 순 없다"며 "ISP가 망 이용대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정부가 검증해준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무리 저희가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려 해도 막대한 망 이용대가로 인해 불가능하다"면서 "구글이나 넷플릭스처럼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은 곳이나 통신사 등만 마음껏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5G같은 고속도로를 뚫어놓아도 톨게이트비용이 비싸면 아무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역차별과 공정경쟁, 한국 사업자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망 이용대가에 대한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부가 검증해달라"고 요구했다.

망 이용료와 관련된 데이터는 사업자간 개별 계약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네이버가 2016년 기준으로 망 이용료 700억원대를 냈고, 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프리카TV가 매년 150억원가량의 망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이달 중 '망 이용실태 공개 의무화 개정안' 발표를 예고하기도 했다. 망 이용료 관련 CP와 ISP간 서로 다른 주장에 대해 명확한 계산 방식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것이 골자다.

통신사 관계자는 "입법부의 요구로 국내 CP나 ISP는 망 이용료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 사업자 데이터를 밝히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기업간의 계약이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국내 CP나 ISP 계열사라도 망 이용료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 해외 사업자 데이터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며 "ISP의 자료 제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망 이용료 관련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과연 우리나라에 B2B 인터넷 접속 비용이 적절하게 측정되고, 사업자간 큰 차별 없이 적절하게 시장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가를 보자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주요 해외사업자들이 내는 비용도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CP 중 상위 10개 회사의 망 이용료 단가 평균을 낼때 ISP 서비스나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구글과 넷플릭스 등을 포함했다면 큰 문제"라면서 "특히 해외사업자 역차별 문제뿐 아니라,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와의 불공정한 경쟁 환경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