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DB "한국 '오라클 전환' 시장 잡겠다"

올해 3월 지사설립 후 파트너 확충, 대기업 공략 우선 예고

컴퓨팅입력 :2019/09/25 18:41

오픈소스기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DB) 회사 마리아DB가 한국 기업시장의 오라클DB 전환 수요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인수한 클러스트릭스(Clustrix)의 확장성을 포함해 성숙된 기술을 갖춰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아우르는 DB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마리아DB는 25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의 가치, 본사와 한국지사의 전략을 공개했다. 본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마리아DB 창시자 마이클 몬티 위드니우스, 아태지역 총괄임원 폴 오샨 부사장, 홍성구 한국지사장이 자리했다.

마이클 몬티 위드니우스 마리아DB CTO는 마리아DB뿐아니라 그 원조격인 '마이SQL' DB 오픈소스 프로젝트 창시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썬에서 썬을 인수한 오라클로 마이SQL SW저작권 소재가 바뀌면서 마이SQL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분기해 마리아DB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이클 몬티 위드니우스 마리아DB CTO. [사진=마리아DB]

오라클이 마이SQL을 소유한 직후 몇년간은 마리아DB와 마이SQL가운데 어느 쪽이 오픈소스 생태계 주도권을 가졌는지를 두고 여러 해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후 수년간 오라클이 마이SQL 커뮤니티에 폐쇄적인 대응을 지속하면서 다수 개발자들의 마음이 돌아선 분위기다.

위드니우스 CTO는 "다수 사용자들이 오픈소스 코어에 클로즈드소스 모듈을 얹은 형태의 마이SQL을 쓰기 위해 여러 기능 테스트를 진행하다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넘어오는 식으로 마이SQL을 버리고 마리아DB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제 마리아DB는 주요 기술적인 도약과 기업 관계형DB 시장의 인식 변화를 배경 삼아, 오라클DB의 입지를 빼앗으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오라클DB가 더이상 기업의 주요 데이터를 처리해 온 미션크리티컬 워크로드용 관계형DB 시장의 정답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다.

회사측 메시지는 자사 제품이 마이SQL(MyDQL)을 포함한 여타 오픈소스SW DB와 오라클로 대표되는 독점적 라이선스 기반 DB 제품보다, 기업에 더 나은 기술과 비용 효율을 제공한다는 점에 집중됐다. 특히 오라클DB를 떠나려는 기업을 적극 돕고자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폴 오샨 부사장은 "목표는 세계 최대 오픈소스 관계형DB 공급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며 "우리 제품은 지난 수년간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왔고 현재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컨테이너 환경에서도 쓰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폴 오샨 마리아DB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기술적으로는 마리아DB가 한 벌의 데이터로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와 온라인분석처리(OLAP) 워크로드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는 부분이 부각됐다. 온프레미스, 클라우드서비스, 쿠버네티스 기반 컨테이너, 여러 유형의 인프라에 맞춰 유연하게 동작한다는 주장도 보태졌다.

오샨 부사장은 "마리아DB를 활용하면 상이한 벤더의 DB를 통해 수행했던 OLTP와 OLAP 워크로드를 단일 바이너리로 모두 처리할 수 있고, 사용자가 원하는만큼 선형적으로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오라클DB와 여타 관계형DB 대비 돋보이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마리아DB는 지난 3월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 공략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국내에 들어온 DB 전문 스타트업 '클러스트릭스'의 한국사무소 인력, 파트너, 고객사를 이어받고 추가 파트너를 영입했다. 현재 기존 한국오라클의 파트너를 추가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클러스트릭스의 관계형DB는 클로즈드소스SW 제품으로, 마이SQL 대비 뛰어난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걸고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마리아DB는 클러스트릭스의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제품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그 주요 기술을 마리아DB 최신 버전에도 적용하고 있다.

클러스트릭스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그 고객사가 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에 클러스트릭스 관계형DB를 도입해 활용 중이다. 마리아DB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클러스트릭스 인수로 확보한 주요 자산이기도 하다.

오샨 부사장은 "선형적 확장성은 지난 수년간 축적된 마리아DB 자체의 기술 성숙도와 클러스트릭스 인수를 통해 확보된 스케일아웃 역량, 두 가지로 실현됐다"며 "클러스트릭스 DB는 지금도 별도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고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오라클 전환 수요에 맞춤 대응 가능"

이날 위드니우스 CTO는 마리아DB 개발과 사업의 기반 개념인 오픈소스SW의 가치를 강조했다.

마이클 몬티 위드니우스 마리아DB CTO

그는 "미국에서 (정부가) 화웨이와 같은 기업의 불법적인 조치를 비난하거나 과거 미국 스스로 여러 암호기술 표준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했던 사례가 있듯, 점점 더 많은 나라가 SW에 숨은 백도어와 함정을 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오픈소스는 모두가 소스코드를 들여다볼 수 있어 누군가 SW에 악의적인 조치를 하는 활동을 미연에 방지하기에 보안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또 "단일 회사에 속한 개발자의 SW 작업보다 더 다양한 지식을 녹일 수 있고 훨씬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지식과 배경을 가진 개발자의 참여를 가능케 하는 오픈소스SW는 더 나은 SW 개발 방법"이라며 "여러 고객사를 만나본 결과 이제 대부분이 (다른 상업용 클로즈드소스 SW가 아닌) 오픈소스DB만을 사용하겠다고 말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3년전 금융사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만났는데 거기서 '오라클(DB) 라이선스가 너무 비싸져 마리아DB를 쓰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걸 계기로 마리아DB에 마이그레이션을 쉽게 해 줄 호환 레이어를 만들자는 방향을 잡았고 그걸 '마리아DB 10.3' 버전에 탑재했다"면서 "DBS는 금융 애플리케이션 85%를 오라클에서 마리아DB로 이전해 연간 수백만달러를 절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오픈소스DB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마리아DB는 영원히 오픈소스로 남을 것이라 보장할 수 있다"면서 "더불어 폭넓은 분야에 수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고 빠르게 성장할 뿐아니라 '오라클 호환' 레이어를 갖춘 관계형DB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드니우스 CTO는 "마이크로소프트(MS)같은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와 협력해 매니지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변수가 많은 관계형DB 사용과 관리에는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의 역할 이상으로 (전문가) 대응이 많이 필요하고, 인프라의 통제 관점에서 데이터의 안전에 100% 안심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런 지원이 보장되는 DB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기업 대상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확산에 주력"

인수된 클러스트릭스의 클로즈드소스SW 제품을 제외하면, 마리아DB 오픈소스SW 제품은 오라클같은 경쟁사들과 달리 SW라이선스를 판매하지 않는다. 코드 자체는 누구든지 가져가 쓸 수 있다. 대신 사용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한 전문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통해 돈을 번다. 서브스크립션 판매다. 회사는 경쟁사 DB로부터 마리아DB로 인프라를 전환하려는 기업의 일을 돕기도 한다.

홍성구 마리아DB 한국지사장 [사진=마리아DB]

사실 마리아DB 사용자 가운데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 기업 가운데 오픈소스SW 제품을 쓰면서 그 유료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는 일을 낯설어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다만 이런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고,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데이터 처리 시스템 인프라를 전환하는 동시에 다른 DB로 전환하려는 사례가 늘고 이있다. 이는 마리아DB같은 회사에 기회로 비친다.

간담회 현장에서 마리아DB 홍성구 한국지사장은 올해 3월 지사 설립 후의 활동 이력과 국내 시장 상황, 이후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홍 지사장은 "지사설립 후 가장 먼저 한국 파트너를 확충해 기존 3~4곳에 추가로 4~5곳을 영입했다"며 "앞으로 로열티를 갖고 우리와 함께 뛰어 줄 파트너와의 관계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성을 보면 오픈소스SW 위주로 사업해 온 파트너가 많은데, 오라클DB 마이그레이션 수요가 많아지는 게 최근 현안"이라며 "오라클 쪽 파트너를 접촉해 우리 쪽으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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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직 한국지사의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커뮤니티버전 마리아DB를 삼성, LG, SK, 포스코 등을 포함한 여러 대기업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고 (수익기반인) 서브스크립션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초점을 맞춰 사업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로는 무시할 수 없는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으로는 파트너를 통해 공략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장은 "기업시장에 먼저 집중하고 금융과 공공은 그 다음"이라며 "국민은행 챗봇시스템이 우리의 DB로 구축된 사례가 있어 이를 발판으로 금융권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기관에서 우리 제품을 안 쓰는 건 아니지만 좀 더 확산시키는 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공공쪽은 큐브리드와 티베로같은 국내 벤더가 원체 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