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핀글로벌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알리클라우드, 구글클라우드 사업자별 인증(certified) 엔지니어 수백명을 보유했다. 클라우드 관리 소프트웨어(SW) 옵스나우를 개발했다. 클라우드 전문 인력과 SW개발에 3년 반동안 1천400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 3천억원을 더 쓸 계획이다.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나 다른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지난 5일 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클라우드 사업에 나선 대기업 SI 계열사와 경쟁 MSP 업체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물음에 답하면서다. 그는 회사가 수년간 MSP 사업 핵심인 클라우드 전문인력과 클라우드 관리 SW에 아낌 없는 투자를 해 왔고 현재 그 결실을 맺는 중이라며, 오히려 향후 시장에서 SI와 주요 컨설팅 기업을 도와 줄 수 있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 2015년 12월 법인설립 후 약 3년만인 지난해 11월 세계 매출 1천억원을 넘겼다. 올해 7월까지 매출 1천400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글로벌 한국에 본사와 중국법인에서 주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2.5배인 2천억원이다. 현재 800명 규모 인력도 연내 1천명 이상으로 늘린다. 최근 법인을 설립한 중동아프리카(MEA)와 진출 예정인 일본과 미국 시장을 통한 성장을 기대 중이다.
이 대표는 공격적 투자로 확보한 전문인력과 SW가 베스핀글로벌의 대기업 SI와 타 MSP 대비 차별화 기반이라 자신했다. 국내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짓고 핵심업무를 클라우드로 가져가려는 기업을 돕는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민간클라우드 시장이 더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핵심업무를 보호하는 클라우드 기술 확보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그에 대비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투자 활동을 언급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를 아래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베스핀글로벌의 올해 성과와 성장 목표, 인력 규모를 알고 싶다
"7월 기준 매출이 1천400억원이다. 전월대비 15%씩 성장 중이다. 한국 지역 안에서의 성장세는 글로벌 평균대비 더 가파르다.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2.5배 성장하는 2천억원 정도로 목표를 잡았다.
현재 인력은 800명이다. 지난해에만 400명을 뽑았다. 갑자기 사람이 많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6개월간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올해 말까지 400명을 더 늘려 1천2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렇게 빨리 뽑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1천명은 될 것이다. 영업, 마케팅, 시스템엔지니어가 필요하다. 클라우드 전문인력이 아니더라도, 기존 스킬셋을 보유한 이들을 뽑는다."
- 회사가 여러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는데, 특정 클라우드 비중이 큰 MSP보다 매출이 적은 편인 건 왜인가
"우리 사업의 매출은 절반 이상이 SW와 서비스다. 특정 클라우드 비중이 큰 회사의 매출은 유통에 가깝다.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에게나 리셀러에게는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CSP의 문제가 아니라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
- 매니지드서비스 영역에 대기업 SI 계열사들이 뛰어드는 추세인데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우리가 3년반동안 누적 1천400억원 투자했다. SI 중에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에 이만큼 투자한 곳이 없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기는 이유다. 우리에겐 그들도 고객이다. 그들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하고 클라우드 채택하도록 돕는다. 한국뿐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쟁도 하고 협업도 한다. 우리는 앞으로 3천억원을 더 투자할 것이다. 주로 인력과 SW개발 영역에 쓸 것이다."
- 회사의 보안서비스는 CSP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보안솔루션과 어떻게 다른가
"기업들은 클라우드에서 대체 보안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기존 보안 정책을 클라우드에 어떻게 적용할지, 작동시킬지, 고칠지 어려워한다. 마켓플레이스의 여러 툴을 잘 활용하는 것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툴을 써서 나오는 여러 이슈를 처리하는 건 모든 서비스업체가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처음 계획을 수립하고 툴 설치하고 거버넌스를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까지다."
- 클라우드DBA 서비스 출시와 SAP ERP 파트너 자격 확보는 클라우드로 기업의 핵심업무가 옮아갈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나
"이미 큰 흐름이다. 앞서 SAP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를 5개 끝냈고, 현재 진행중인 것도 10개 이상이다. 중국과 한국 지역에서 맡은 프로젝트를 다 합하면 20개 정도 된다."
- AWS, MS, IBM에 이어 오라클과 구글이 한국에 클라우드 리전을 두고 사업을 시작하는데 어떤 변화를 예상하나
"많은 사람들이 가진 질문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누가 이길 거냐다. 누가 어떤 클라우드를 써서 비즈니스를 할 건지, 이건 중요하지 않다. 클라우드 시장은 레거시 IT시장 대비 3% 규모에 불과하다. 50% 이상을 클라우드로 갈아 엎은 다음에 얘기할 일이다.
기업이 클라우드를 써서 가져갈 혜택이 뭐냐, 뭔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뭔지 명확하게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매출을 키워주거나, 비용을 확실하게 절감해 주거나, 둘 다 해주는 것에 관심이 있다. 임원 1천명 중 999명은 비용절감 방법을 알고 있지만, 매출을 어떻게 키울 건지 손들어 보라고 하면 누가 나설지 알 수 없다. 클라우드로 매출을 키울 수 있냐, 없냐에 명확한 답을 줘야 한다."
- 회사의 역량 강화 중점은 무엇인지, 별도 인력이나 기업 자산 확보를 할 의향이 있는지
"SW를 키워야 한다.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툴 '옵스나우'가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다. 우리에게 차별점이면서 앞으로 계속 투자해야 할 영역이다. 베스핀글로벌을 서비스만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SaaS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차별화할 수 있게 해준다. 중국에선 SW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 중동, 미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북미에 직원을 뒀고 곧 정식 영업을 시작해 점점 늘려 갈 생각이다.
베스핀글로벌이 직접 하진 않지만 (이한주 대표가 운영 중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을 통해 여러 와탭랩스, 유저해빗 등 SaaS 업체를 발굴하고 투자하고 있다. 이런 곳은 차세대 SW업계를 이끌어 갈 스타트업들로,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 모두 필요한 곳들이다."
- 대기업 SI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려 하는데 어떤 변화를 예상하나
"MS,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같은 기업이 쓰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지어 주는 사업이 핫하다. 한국에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가 13개 있다. 우리도 데이터센터 어드바이저리 그룹(DAG) 조직을 갖춰 부지선정, 인허가, 건설, 운영까지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선 데이터센터 사업이 핫하지만, 대기업이라고 해도 수천억원 규모로 투자하는 건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10조원 규모씩 투자하는 곳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수천억원 예산을 갖고는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정말 돈 많은 기업을 위한 사업이다."
-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도입 규제가 많이 완화됐는데, 회사는 이 시장의 성장에 얼마나 기대하고 있나
"베스핀글로벌은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로 갈 것이라고 믿고 선투자를 하고 있다. 어떤 시장이 열리면 계속 하는 것이다. 지난 3년반동안 계속 투자해 왔고 그 이익을 지금 얻고 있다. 다른 어떤 MSP나 SI보다 우리 매출 성장률이 높다.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가장 큰 기업이다. 단지 영업주기를 길게 본다. 5년 정도라 생각한다. 이제 1년 반 남았다. 규제가 더 풀리길 기다리고 있다. 공공사업부를 만들었고 공공부문 클라우드MSP를 시작했지만, 아직은 더 시장이 열린다는 가정하에 준비하는 단계다. 공공클라우드 MSP 사업에만 100억원 넘게 투자를 했다. 매출은 그에 못 미친다."
- 한국 정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직접 운영하는데
"정부만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 괜찮다. 민간이 짓고 운영하도록 사업권을 주는 경우다. 지금처럼 행안부가 직접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행안부가 그 경험으로 해외에 갈 수는 없다. 민간 기업이 해야 노하우를 축적하고, 사업 경험으로 수출하는 선순환 구조 만들 수 있다.
AWS가 미국에서 큰 건 중앙정보국(CIA)이 처음 써 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그렇게 해 줘야 한다. 기존 시장에 있는 걸 그대로 쓰면 한국에서 클 수 있다. 세금도 줄일 수 있고. 돈은 똑같이 들 수 있어도, 따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싸다. 공무원들만 쓰는 협업툴 만들어 봐야 아무도 안 쓰지 않나. 잔디같은 걸 도입하면 그 레퍼런스로 전세계 다른 정부에 팔 수 있다. 클라우드MSP도 마찬가지다."
- 마지막으로 첨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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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는 건 전세계 모든 기업에게 마찬가지다. 클라우드는 글로벌로 가야 한다. 우리는 클라우드를 전세계에 퍼뜨리는 걸 목표로 한다. 많은 다른 기업들이 마찬가지이길 바란다. 대기업 SI도 뭔가 수성하려고 하지 말고 투자를 통해 더 크게 나가야 한다.
한국의 모든 IT기업이 내수만 보지 말고 제대로 된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IT에서 아직 3% 비중인데, 앞으로 더 커질 거다. 이 좋은 기회를 더 투자해서 잡아 나가야 한다. 반도체보다 클라우드 MSP 사업이 훨씬 더 많은 의미있는 직업을 창출할 사업이다.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