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PES 2020, 콘솔 스포츠게임의 절대 강자

피지컬 플레이 강조한 게임성과 고퀄리티 한국어 음성 중계

디지털경제입력 :2019/09/06 11:11

e풋볼 PES 시리즈(이하 PES). 스포츠게임 팬들에게는 위닝일레븐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이 게임은 국내 콘솔시장의 절대강자다. 몇 년 째 연간 콘솔게임 판매량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게임은 경쟁작이라 할 수 있는 EA의 피파 시리즈가 꾸준히 기세를 높여왔음에도 기존의 입지를 굳건하게 고수하고 있다.

9월 10일 정식 출시에 앞서 유니아나 본사에서 미리 체험해 본 PES 2020은 이런 PES 시리즈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인게임 밸런스는 실제 축구와 더욱 흡사한 형태로 구현됐고 각 상황마다 전에 없던 새로운 동작을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다. 핵심 콘텐츠인 마스터리그는 더욱 극적으로 진행되며 새롭게 2006년 출시된 PES 5(위닝일레븐 9) 이후 처음으로 시도된 한국어 음성 해설은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맨체스터 유니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은 라이선스가 적용됐다.

PES 2020이 전작과 달라진 점 중 하나는 경기 내 몸싸움 비중이 무척 높아졌다는 점이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자리를 잡기 위해 몸싸움을 하거나 공격수와 수비수가 나란히 뛰어가며 서로 어깨를 앞으로 넣으려는 상황은 항상 그려진다.

이때 수비수와 공격수의 위치, 각 선수의 몸싸움 능력치에 따라 여러 결과가 나타난다. 상대를 뿌리치고 달려가기도 하고 수비수에게 막혀 빈 공간으로 달려갈 엄두도 내지 못 하고 밀려나는 경우가 생겨난다.

몸싸움 경합 중에 슛이나 패스를 어떻게든 시도는 해볼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PES 2020에서는 몸싸움 중에 다른 동작으로 연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오랜만에 PES 시리즈를 하는 이들은 과거에 주로 사용하던 공격 방식이 사전에 차단되어 답답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킥오프만 시작하면 크게 달라진 게임성을 체감하게 된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에게 공중으로 패스하고 이를 헤딩으로 빈 공간으로 떨구면 2선 미드필더가 달려들어 이를 처리하는 식의 공격 전개나 능력치 차이를 이용해서 볼을 지닌 선수가 상대를 등지고 시간을 끄는 사이에 생긴 공간으로 다른 선수가 침투하는 식의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다. 더욱 다채로운 상황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여러 변화가 눈에 띈다. 과거에는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팀이 전혀 엉뚱한 이름으로 표기됐지만 이제는 팀 이름에 지역명을 표기하는 식으로 이용자가 해당 팀이 어떤 팀인지를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기존보다 게임을 편히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전작처럼 이용자 패치를 통해 선수와 팀 이름은 물론 유니폼까지 데이터를 덮어씌우는 방법도 지원한다.

마스터리그 이벤트 씬.

하나의 팀을 운영하는 재미를 강조해 PES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마스터리그는 큰 변화는 없으나 감독 부임, 선수 영입,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진행되는 인터뷰 등 여러 상황에 보다 다양한 연출과 이벤트 장면을 도입해 재미를 더했다.

소준일 캐스터와 한준희 해설위원이 참여한 한국어 음성 해설도 인상적이다.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경기 시간이나 양팀 점수에 따라 다른 대화를 주고 받으며 때로는 현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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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어책을 읽는 듯이 무미건조한 말투로 대화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여러 상황에 맞춰 아쉬워하거나 감탄을 하고 경기를 앞두고 결연한 말투로 선수를 소개해 이용자가 실제 축구 중계를 보는 듯한 분위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PES 시리즈는 한동안 게임성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으나 꾸준히 아쉬운 점을 개선해 PES 2019에서는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PES 2020 역시 전작의 게임성을 가다듬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면을 더해 축구게임 팬들이 기대해도 좋을 게임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