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 홍콩 시위대 보호 나섰다

중국 당국 관여 추정 계정차단...ISP·텔레그램도 협조 움직임

컴퓨팅입력 :2019/09/03 09:07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IT 기업들이 홍콩 시위대들을 지지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주요 SNS 서비스들은 홍콩 내 정치적 불화를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계정들에 대해 제재를 내렸다.

트위터는 지난달 19일 936개 계정을 금지했다. 중국 지원이 있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게 금지 사유다. 중국 본토 출처의 IP 주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인터넷 검열 시스템 '만리방화벽' 때문에 트위터를 이용할 수 없다.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상사설망(VPN) 등 만리방화벽을 우회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같은 날 나다니엘 글리셔 페이스북 최고사이버보안책임자는 자사 뉴스룸 페이지를 통해 7개 페이지, 3개 그룹, 5개 계정을 페이스북 서비스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글리셔에 따르면 해당 페이지들은 뉴스 조직으로 가장해 홍콩 시위 관련 콘텐츠를 배포했다.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와 관련된 개개인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나다니엘 글리셔 페이스북 최고사이버보안 책임자가 올린 삭제 대상 페이지.

지난달 23일 구글도 홍콩 시위를 겨냥해 허위 정보를 게재한 유튜브 계정 210개를 폐쇄했다.

홍콩 통신사들은 지방 정부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에 일부 인터넷 앱을 차단하도록 하는 집행 명령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홍콩ISP협회(HKISPA)는 홍콩의 열린 인터넷망을 제한하는 어떤 계획도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HKISPA는 홍콩의 열린 인터넷이 제재를 받게 되면 글로벌 기업들이 홍콩에 대한 사업과 투자를 중단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금융·통신 거점으로서의 평판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시위대의 주요 소통 수단으로 활용되는 메신저 앱 텔레그램의 경우 전화번호 기반 이용자 검색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옵션을 추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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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중국 당국이 텔레그램을 악용해 시위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른 조치다.

인터넷 소사이어티 홍콩 챕터의 추 카 청 이사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전화번호를 가리는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타인의 전화번호가 텔레그램에 자동 저장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타인의 텔레그램 사용 여부를 알 수 있게 되는 수단이 된다. 가령 중국 당국이 홍콩 시민 다수의 연락처가 입력된 스마트폰으로 시위대의 그룹 채팅방에 참여했을 때, 채팅방 참여자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을 경우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사진=지디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