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향하던 구글, '정치 신호등'에 막혔다

안드로이드 앱 공급 중단…중국 맞춤형 검색 프로젝트 접어

홈&모바일입력 :2019/08/30 10:26    수정: 2019/08/30 10:27

구글과 중국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중국 대표기업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앱을 쓸 수 없게 됐다. 구글 역시 중국 검색시장 복귀를 위해 추진했던 '드레곤플라이' 프로젝트를 사실상 포기했다.

여기에다 구글이 최근 중국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어 둘 간의 관계는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분석이다.

29일 중국 레이펑왕은 '구글과 중국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는 제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최근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화웨이와 구글의 관계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화웨이의 신작 플래그십 모델 '메이트30 시리즈'는 더 이상 구글의 공식 앱과 서비스를 설치할 수 없게 됐다.

구글 플레이 등 앱스토어는 물론 구글맵과 G메일 등 구글의 서비스 없는 상태의 '빈' 안드로이드OS만 탑재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화웨이의 유럽 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에 직격타를 안길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2분기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지난해 22.4%에서 올해 18.8%로, 출하량은 전년 대비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의 '메이트30 프로' (사진=화웨이)

이뿐 아니다. 구글은 인건비 상승과 무역전쟁 형세로 인한 관세 압박으로 기존 중국에 있는 생산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픽셀 3A' 생산라인이 오는 연말 이전까지 모두 이전한다.

구글은 지난해의 두배 수준인 800만~1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예정인 가운데 베트남에서 생산된 모델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글은 저가형 모델을 중심으로 2분기 이미 미국에서 다섯번째 스마트폰 기업으로 오른 상태다.

지난해 중국에 '구글 인공지능(AI) 중국 센터(Google AI China Center)'를 설립하면서 불씨가 지펴졌던 구글의 검색사업 중국 복귀설 역시 무역 전쟁의 심화로 퇴색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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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중국에서 철수한 이후 구글이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다시 개발하던 검색 엔진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 좌초설이 전해졌다. 지난 달 구글의 고위 임원은 미국 의회에서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가 이미 종료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업과 시장의 이유보다는 정치적 신호등이 더 크게 작용해 멀어진 구글과 중국의 거리가 이른 시일 내 좁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