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독자 모바일OS '하모니OS' 성공할까

MS·삼성전자도 실패한 도전, 앱 생태계 확보가 관건

홈&모바일입력 :2019/08/13 14:13    수정: 2019/08/13 16:34

화웨이가 최근 독자개발한 운영체제(OS) '하모니OS'를 공개했다. 그동안 '홍멍'으로 알려졌던 OS다. 안드로이드와 iOS로 양분된 모바일 OS 시장에서 제3의 길로 안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9일 중국 둥관에서 개최한 '화웨이개발자대회(HDC2019)'에서 자체 개발해온 OS '하모니OS'를 공개하고, 연내 관련 스마트폰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홍멍'이란 명칭으로 알려졌던 소프트뒈어다.

화웨이는 이날 행사에서 '하모니OS'의 전반적인 특징과 방향만 밝혔을 뿐, 스크린샷이나 데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화웨이가 9일 '하모니OS'를 공개했다.

화웨이는 하모니OS에 대해 리눅스 마이크로커널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화웨이에서 내세운 하모니OS의 강점은 크로스플랫폼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웨어러블, PC,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채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번의 앱 개발로 여러 기기에 대응할 수 있고, 폭넓은 생태계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모니OS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조치 후 스마트폰용 OS로 갑자기 주목받았다. 애초 사물인터넷(IoT) 기기용도로 개발중이던 OS의 적용범위를 스마트폰으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사용을 규제하자, 구글은 화웨이에 대한 안드로이드 OS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업체로 올라선 화웨이는 사업 기반을 잃을 처지다.

화웨이는 이에 지난 5월 자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내 중국에 출시하고 내년 전세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하모니OS는 안드로이드와 iOS와 완전히 다르다"며 "마이크로커널 기반의 분산형 OS로서 모든 시나리오에 걸쳐 부드러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아키텍처를 가졌고, 다양한 기기 간의 끊김없은 협업을 지원한다"며 "한번의 앱 개발로 다양한 범위의 기기에 유연하게 배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하모니OS 1.0을 탑재한 첫 기기는 스마트 스크린 제품이 될 것이고, 올해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모니OS 기반 스마트폰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첫 하모니OS 휴대폰은 올해 출시되고, 2천위안(290달러, 약 35만원)에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하모니OS'의 장점으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PC, 차량용기기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된다는 점을 들었다.

리처드 유 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하모니OS는) 당장 스마트폰에 사용될 수 있다"며 "그러나 앱 개발자 지원을 위해 지금은 안드로이드에 머물기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하모니OS는 알려진 대로 중국 시장에 먼저 출시된 후 점차 출시 지역을 넓힌다. 화웨이는 하모니OS를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하모니OS가 안드로이드보다 더 빠르고, 더 유려한 UI를 제공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랜 만에 등장한 화웨이의 모바일 OS에 개발자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가능성은 엿보이지 않는다.

모바일OS 시장은 안드로이드와 iOS의 양강 체제다. 제3의 모바일OS를 노린 도전자는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윈도 모바일), 삼성전자(타이젠), RIM(블랙베리10), 욜라(세일피시OS), 캐노니컬(우분투 터치), 모질라(파이어폭스OS) 등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처참히 실패했다.

앞선 도전자들이 실패한 이유는 의미있는 규모의 앱 생태계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유인책과 돈을 들였던 마이크로소프트조차 모바일 앱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다. 쓸만한 앱이 없다는 점 때문에, 사용자가 유입되지 못했고, 하드웨어 파트너도 신제품 개발프로그램을 외면했다.

화웨이의 하모니OS는 삼성전자의 타이젠과 많이 닮았다. 안드로이드 의존을 줄이려는 대안으로 개발됐고, 독자 생태계 구축과 멀티 디바이스 플랫폼을 지향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OS는 단 두개의 휴대폰만 공개된 채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장했다. 개발 초기 저사양 하드웨어 위주로 적용하고, 구현 수준을 발전시키면서 고사양 하드웨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전략은 실패했다. 웹표준 기술로 앱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야심만만한 계획도 빛을 보지 못했다.

하모니OS는 이전의 모바일OS 도전자들과 동일한 '수사'를 사용하고 있다. 크로스 플랫폼, '단 한번의 앱 개발로 다양한 기기 지원'이란 강조점이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화웨이개발자대회에 참가했던 XDA 개발자들은 화웨이 CEO로부터 "하모니OS는 안드로이드 앱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화웨이 CEO는 "대신 안드로이드 앱을 하모니OS 앱으로 '매우 쉽게' 전환할 수 있고, 준비중인 화웨이 개발 통합개발환경(IDE)을 사용해 C, C++, 자바, 코틀린 등의 언어로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기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적은 투자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개발자를 끌어들이는 '흥미 요소'로 부족하다. 다양한 기기에 대응하는 OS는 지원 가능한 하드웨어 사양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고, 기기마다 다른 사용 시나리오의 특성에 완벽히 대응하기 힘들다. 지원 기기 폭을 넓히고 지원 사양을 높이면 OS가 무거워져 효용성이 떨어지기 쉽다.

개발자는 애초 기대한 매끈한 크로스 플랫폼 경험을 누리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추가 작업 압박에 처하게 된다. OS 개발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 수익을 거두지 못해도 막대한 돈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지구력과 자본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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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전략으로 전세계 개발자의 자원봉사를 노릴 수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 수익에 당장 역량을 집중해줄 개발자는 극소수다.

미국 지디넷은 "스마트폰 경험의 핵심은 앱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앱 카탈로그를 갖지 못한 플랫폼은 어려워진다"며 "중국이란 시장규모로 시작하지만, 글로벌 도전처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앱 모멘텁과 개발자를 확보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