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일 한국을 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그 동안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일본산 불매운동이 온라인 공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 여행 상품은 이미 한 달 전부터 판매 감소세를 보였고, 이머커스에서 판매 중인 일본 제품 판매 감소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일본 여행 상품 판매 급감…"할인해도 소용없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일본 여행상품 판매가 급감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인터파크투어 해외 패키지 기준으로 7월 8일 이후 평소에 들어오는 예약률과 비교했을 때 일본 신규 예약은 50% 이상 감소했고, 예약 취소는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마켓에서 판매하는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매출은 7월 한 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호텔 예약도 마찬가지다. 항공권과 호텔을 합친 에어텔 상품 매출은 62%가 감소했다.
위메프투어에서도 반일 정서에 따른 일본 항공권 판매가 줄었다. 최근 한 달간 항공권 예약을 살펴보면, 지난 6월 4주차 전체 항공권 중 일본 항공권이 차지하는 예약 비중이 25%였으나, 7월 3주차 10%로 감소했다.
소비자가 환불하는 항공권 중 일본 비중도 6월 4주차는 9%였지만, 7월 3주차에는 44%로 급증했다. 취소 비중이 5배나 늘어난 것이다.
티몬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주일 백색국가 제외 논란이 본격화 되면서 일본 항공권 발권수는 전월 동기 대비 61% 줄어들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56% 감소했다.
이 회사에서 전체 국제 항공권 발권 중 일본이 차지하던 비중은 20% 중반대였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전체 항공권 발권수에서 일본행 항공권 발권은 19%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에서 일본 항공권을 할인한다고 해도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할 수가 없다"며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할 수가 없으니까 일본 항공권 판매는 창구가 점점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커머스에서 일본 제품 프로모션도 중지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에서는 일본 제품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중단된 상태다. 일본 브랜드 판매를 배너 등을 통해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당장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일본 브랜드 판매 감소에 대한 눈에 띄는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 화장품 브랜드나 카메라, 기저귀 등에서의 매출 감소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될 것으로는 예상했다.
실제로 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최근 일주일 새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 제품 판매 매출이 전월 대비 65% 하락했고, 슈에무라는 전월 대비 26% 하락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는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고, 판매자들에게 플랫폼을 열어주는 형태로 판매하기 때문에 아직 눈에 띄는 큰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매운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사이트나 앱을 찾는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일본 제품이 눈에 띄지 않게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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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일본 카메라 브랜드 매출이 살짝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 카메라 카테고리 안에서 볼 때는 크게 차이가 없다"며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카메라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나 무지 등 일본 브랜드라고 잘 알려진 상품은 매출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의 판매는 꾸준하다"며 "불매 운동 영향은 오프라인에서 좀 더 명확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