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 일로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반도체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장 정체로 스마트폰 사업 마저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력 사업이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세트와 부품 투톱 사업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작년 상황과는 극명히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4조8천700억원)보다 55.63% 감소한 6조6천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6조1천300억원으로 전년 동기(58조4천800억원) 대비 4.03% 하락했다.
업친 데 덥친 격이다. 2분기 동안 삼성전자는 대내외 악재에 직면하며 위기에 빠졌다. 반도체 업황은 계속해서 나빠졌고, 스마트폰 시장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이 세계 곳곳에서 터졌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동반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은 반토막났다.
삼성전자는 2분기 들어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수요 개선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점차 수요가 개선되면서 하반기 수익성과 매출 모두 반등할 것이란 기대를 전했다. 하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한 상태에서 실적 개선이 얼마나 이뤄질지 명확한 전망을 내놓진 못했다.
■ 반도체 수요 늘지만, 판가는 하락
2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23조5천300억원, 영업이익 4조1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 64.4% 줄었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 16조900억원, 영업이익 3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1조6천100억원)보다 70.7%나 감소했으며, 전분기(4조1천200억원)보다 적다. 이는 3년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모바일 등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부진은 판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2분기엔 데이터센터 고객사 재고조정으로 업황이 약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디바이스 고용량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세원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들어 데이터센터 고객사 재고 안정화에 따라 구매 재개가 시작됐다"며 "낸드는 가격 하락에 따른 스마트폰 고용량화 추세 지속과, 서버 고객사의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영향으로 수요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재고 감소 폭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에 대응하는 인위적 감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인위적 감산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스마트폰 사양 경쟁과 5G 상용화에 따라 SoC와 AP, 카메라용 이미지센서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의 증가와 가상화폐 채굴칩 수요, 네트워크칩, ADAS 등 신규 응용처 확보에 따른 실적 상승 등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2분기 매출 7조6천200억원, 영업이익 7천50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1회성 수익이 발생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패널 가동률이 개선됐고,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초고해상도, 커브드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의 확대에 따른 원가경쟁력 강화로 수익이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최건영 삼성전자 DS부문 디스플레이 마케팅팀 상무는 "하반기 스마트폰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확대와 가동률 향상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5G 스마트폰 내 부품 수 증가와 대형화로 공간 부족 이슈가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초박형 디자인이 가능한 OLED 패널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 판매 늘었지만 비용 증가로 영업익 추락
IT모바일(IM) 부문은 매출 25조8천600억원, 영업이익 1조5천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41% 가량 감소해 1조원대로 떨어졌다. 직전분기(1분기) 영업이익은 2조2천700억원이었다.
판매량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동안 휴대폰 8천30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500만대 증가한 것이다. 휴대폰과 태블릿의 평균판매가격(ASP)는 210달러 수준이었다.
판매량과 가격 상승 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에도 수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10 판매량이 5~6월 둔화되는 가운데,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판매량 확대, 구모델 재고 조정 등을 위한 영업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나쁘게 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7일 갤럭시노트10을 공개하고, 폴더블폰 제품인 갤럭시폴드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게획이다. 플래그십과 갤럭시A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민 삼성전자 IM부문 마케팅담당 상무는 "5G 스마트폰 모델의 판매 실적이 매우 좋고, 유럽과 호주 등으로 출고를 확대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10 등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시장의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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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SA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비중이 2025년까지 42%를 차지할 것이로 전망된다"며 "이같은 전망치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출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천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9% 증가했다. 하만 사업은 매출 2조5천200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