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ESS 우려 씻은 삼성SDI, 하반기 실적 '청신호'

2Q 전 사업 실적 고르게 성장…"하반기 전사 수익 개선" 전망

디지털경제입력 :2019/07/30 17:29

상반기까지 지속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로 실적 악화가 점쳐진 삼성SDI가 2분기 전 사업부문 매출이 고르게 증가해 증권가의 전망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ESS 화재 악재가 사라지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30일 2분기 잠정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중대형전지 수익성 개선을 필두로 하반기에는 전사 수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 부사장은 "(전지사업부문은)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상반기에 비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자재료사업은 IT 전방 산업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는 상황에도, 견조한 판매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구축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진=삼성SDI)

■ ESS 사업 6월부터 회복…해외 전망도 밝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전지사업부문의 ESS 사업 전망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강화된 안전 기준이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달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종합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ESS용 대용량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는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지정됐다. 다음 달부터 배터리 셀에 안전인증도 도입된다.

권 부사장은 "산업부가 (화재 원인) 조사 결과와 안전성 대책을 발표한 지난 달부터 ESS 사업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면서 "매출은 지난 달부터 회복되고 있고, 다음 달부터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정상화와 해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익성 영향도 적을 것으로 봤다. 손미카엘 전지사업부 전략마케팅 전무는 "이상징후 모니터링, 비상정지 시스템 등 여러가지 변화가 있지만, 당사는 ESS 제품에 이와 상응하는 조치를 이미 순차적으로 적용해왔다"며 "제품 원가 상승 우려와 수익성 변화는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의 ESS 수요에 대해서는 국내와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잇따른 화재로 시장이 잠식한 국내 사정과 다르게 해외는 ESS 도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호주 등 각국은 일찌감치 친환경 기조 하에 ESS 정책 목표를 수립해놨다. 손 전무는 "당사 ESS 매출은 올해 국내와 해외 비중이 비슷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매출이 80~90%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재생에너지로 발생한 전기를 팔때 인센티브로 적용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내년 6월 하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REC 하향 조정 후 국내 수요 전망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세부 후속 정책 도입 여부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라며 "만약 국내 시장이 정체된다고 가정해도, 글로벌 시장은 2025년까지 매년 30~40%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가 선보인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사진=삼성SDI)

■ "中 보조금 축소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중"

전지사업부는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완성차 업체들이 하반기 순수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풀체인지·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 회사는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이 일어나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기우(杞憂)라고 일축했다.

손 전무는 "중국은 최대 자동차 전지 시장으로 향후 비즈니스 기회가 분명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고객들과 프로젝트 논의 중"이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시장 진입에 따른 변수가 상존해 상황을 신중히 지켜볼 것이다. 중국 시안 공장과 톈진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 투자는 시장 돌아가는 상황 등을 면밀히 따져보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업체들이 공격적인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를 진행 중이지만, 전기차 수요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캐파도 프로젝트들의 공급 시점, 규모에 맞춰 증가하는 상황이라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혹시 중간 과정에서 공급과잉이 오더라도 당사는 업계 선도 역량을 가지고 있어 양질의 수주를 지속 이어가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를 비롯해 일부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가 전기차용 원형전지를 채용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OEM도 관심을 보이고, 당사 고객도 확대되는 중"이라며 "원형전지는 20여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발달로 생산성, 원가경쟁력, 에너지밀도가 향상되고 있다. 전기차용 원형전지도 점차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당사 원형전지 판매도 전기차용으로 매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리튬이온배터리. (사진=삼성SDI)

■ "소형전지·전자재료, 차세대 제품으로 적기 대응"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에 탑재되는 소형전지는 신규 고객사 확대와 트렌트 변화에 맞춘 차세대 제품을 시장에 적기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화웨이 제재 영향으로 고객사인 삼성전자 제품 확대 가능성과 함께,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손 전무는 "화웨이 이슈로 인해 주요 고객의 보급형 폰 판매가 늘어난다면 폴리머전지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기대하기보다는, 하반기 판매 확대를 위해 주요 고객형 신규 모델 적기 진입과 보급형 스마트폰 공급 확대를 적극 확대하겠다. 특히 하반기 신규 중국 공급사에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시장 트렌드 변화, 특히 5세대(5G) 통신으로 스마트폰 통신량이 증가하고 폴더블 폰은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로 스마트폰 전력 소모량 증가가 예상돼 배터리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당사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지속 높이고, 초고속 충전 기술 향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사업부문별 매출 흐름. (자료=삼성SDI)

메모리반도체 시황에 영향받아 2분기 매출이 소폭 감소한 반도체용 소재 사업에 대해서는 차세대 소재와 신규 고객 확보로 하반기에 실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김경훈 전자재료사업부문 전략마케팅 전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시장이 기대보다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세부 개발 아이템을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극자외선(EUV) 신공정에 적용할 소재나 V낸드플래시 메모리 소재 등 신규 아이템을 착실하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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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IT 수요는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엔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진다)'라는 계절적인 특성을 따른다. 하반기에는 플래그십 폰 출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보급형 스마트폰에 리지드(경성) OLED 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에 중화권 공급 확대가 가속화되고, 큰 폭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중이다. 내년에도 차세대 플랫폼 진입을 위한 신규 소재 개발을 착실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천45억원, 1천5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2.9% 올랐다. 2분기 영업이익은 앞서 증권가가 전망한 영업이익 컨센서스(1천413억원)을 11.3% 초과한 것이다.

삼성SDI의 2019년 2분기 잠정 실적표. (자료=삼성S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