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품목으로 정한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 단기간 내 국산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소재 국산화 전략을 발표했지만, 이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18일 뉴스1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불화수소는 각 공정별로 필요한 제품이 다 다르고 세밀한 분자구조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 업체도 (불화수소를) 만들지만, 문제는 품질”이라고 소재 국산화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관련된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갑자기 해법을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가 맡은 바를 천천히 잘 해나가는 게 해법일 수밖에 없다”고 신중한 입장도 전했다.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SK그룹 내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일본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핵심소재를 의존하고 있는데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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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의 대일 의존도가 90%에 달한다. 이에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사장)은 지난 16일 일본 협력사와 원자재 수급 관련 협의를 위해 긴급하게 일본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소재 국산화와 관련해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냐고 중소기업에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하던데 문제는 대기업이 안사준다더라”며 “이번 일본 수출규제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인데 이번 기회에 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키워야한다”고 언급해 최태원 회장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