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핫하다는 동네 종로구 익선동. 오픈 시간 전에도 길게 줄을 선 신기한 음식집이 있습니다. 바로 신한희망재단이 오는 21일까지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하는 '독닙료리집'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관련 독립 투사들이 먹었던 음식들을 재현한 곳이라고 하는데요. '핵인싸(유행의 최전선에 있는 무리들)'인 '지디가 간다'도 독닙료리집을 방문해, 독립 투사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김구 '주먹밥'·안중근 '꿔바로우'…현대적 해석 가미
지다가간다는 지난 9일 오후 4시 50분께 이 곳을 찾았습니다. 중간 휴식 시간이 지나 재개장 시간이 오후 5시지만 길게 늘어선 줄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중년 여성부터 외국인, 새내기 등 다양한 손님들이 이 곳을 찾았습니다.
마치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하얀 외벽에 '독닙료리집'이라고 씌여있는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독립 열사들의 뜨거운 마음이 다가왔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일제 수탈 시절의 개량 한옥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3.1 만세 운동을 이끌은 유관순 열사는 물론이고 김구 선생님 등 독립 열사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으며, 벽 한 켠에는 독닙료리집을 만든 배경과 독립 열사들의 면면을 담은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습니다.
독립 열사들의 사진이 전시된 벽 한켠에는 까만색 두루마기와 김구 선생님을 연상시키는 뿔테 안경, 독립 열사들이 일본 경찰을 피해 썼던 모자 등이 있습니다. 이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지디가간다의 김민선 기자는 두루마기와 뿔테 안경, 모자를 장착하고 손예술 기자는 생활한복을 입고 독립 열사들의 최후를 재현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독립 열사 관련 요리는 10가지 입니다. 100년 전 독립 투사들이 치열한 독립 운동을 하면서 실제 드셨던 음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합니다. 지디가 간다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5년 간 쫓겨다녔던 김구 선생이 피난 기간 동안 드셨다던 대나무 주먹밥 '쫑즈'와 오건해 열사가 임시정부 요인에게 대접했다던 '홍샤오로우'·안중근 열사가 하얼빈에서 드셨다던 '꿔바로우'·서영해 선생님이 프랑스에서 홀로 외교 전투를 하셨을 때 드신 것으로 추정된다던 '해산물 스튜와 밀빵'을 먹어봤습니다.
여기서 잠깐. 김구·안중근 선생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지만 오건해·서영해 열사는 생소하지요. 오건해 선생님은 신건식 임시정부 재무부 차장의 부인으로 1940년 '한국혁명여성동맹'창립에 기여하셨던 분으로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맡아오신 분입니다. 서건해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 대한 독립의 당위를 알린 인물입니다.
■ "수익 일부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지원"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요. 쫑즈는 밤과 닭고기 몇 점이 들어가있는 짭쪼름한 주먹밥이었습니다. 꿔바로우는 우리가 잘 아는 찹쌀 탕수육이고요. 홍샤오로우는 부드러운 동파육, 해산물 스튜는 스파게티 '알리오올리오'에 해산물을 첨가한 맛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썩' 맛있지는 않습니다. 독립 운동가들의 고충과 힘든 나날이 떠오르는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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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디가간다는 신한카드로 결제해 현장서 20%를 할인받아 4만5천600원을 냈습니다. 기자 세 명이서 네 가지 메뉴를 시켰지만 양은 넉넉치 않았습니다. 가성비가 아쉽긴 하지만 '맛집'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독립 운동 열사들이 드셨던 음식을 간접 경험하는 의미가 더 큰 곳이니 아쉬움은 지갑 속에 넣어둬봅니다.
신한희망재단은 신한카드로 결제된 금액 일부를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만약 신한카드 소지자라면 할인과 일부 기부에도 동참할 수 있습니다. 임시정부 수립 100년, 선조들이 피와 땀이 토대가 된 대한민국을 우리는 101년 아니 1천년이 되도록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