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이제는 과자도 만든다. 언젠가부터 라이언이 빨간 가죽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짭짤한 치즈볼 과자봉지에 쏙 들어가 있다. 이 치즈볼은 카카오의 캐릭터 자회사 카카오IX가 만든 ‘선데이치즈볼’이다. 그런데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귀하신 몸이다. 카카오프렌즈샵, 카카오선물하기, 마켓컬리 등 온라인 판매처와 카카오프렌즈 오프라인 플래그십스토어 등 소수 오프라인 상점에서만 살 수 있다.
그렇다면 치즈볼 공장을 습격해보자. 선데이치즈볼 공장은 다름 아닌 서울 남산에 있다. 실제로 밀가루와 치즈 가루가 날리는 공장은 아니고, 가상현실(VR)로 느낄 수 있는 공장이다. 카카오IX는 지난달 31일부터 남산서울타워 4층에 실내형 VR 테마파크를 만들어 일반인들이 치즈볼 공장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정식 명칭은 ‘라이언 치즈볼 어드벤처’다. VR 놀이기구 3종이 들어섰다.
‘핫플'(핫플레이스, 명소를 뜻하는 신조어) 예약인 곳엔 빠지지 않고 찾아가는 ‘지디가 간다’ 기자들이 지난 4일 직접 치즈볼 공장을 방문했다.
남산 아래에서부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좀 더 쉽게 라이언 치즈볼어드벤처에 도착할 수 있다. 물론 케이블카 요금은 내야 한다. 이제 막 초여름에 접어들어 푸른색 옷을 입은 나무들 위를 지나가니, 이 산꼭대기에 대체 어떤 치즈볼 공장이 들어섰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치즈볼라이언 수백 마리가 남산타워 주위를 맴맴 맴돌 것도 같았다. 떠올려볼 수 있는 건 몇 달 전 사 먹은 선데이치즈볼의 그 짭쪼름한 맛 뿐.
치즈볼 라이언은 카카오프렌즈 무리의 라이언과는 다르다. 라이언의 새끼손가락만 할까 한 작은 크기의 치즈볼 요정이다. 느긋한 일요일 치즈볼을 먹던 라이언 눈앞에 나타나면서 인연은 시작됐다고. 라이언이 우울해 할 때마다 단짠(단맛+짠맛) 조합의 힐링을 선사한다. 빨간 가죽 옷과 모자는 사실 과자통과 뚜껑이었다. 선데이치즈볼 출시 초기 한정판으로 철재 통에 포장돼 판매된 바 있다.
라이언 치즈볼어드벤처는 입구부터 출구에 이르기까지 치즈볼을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60~70년대의 팩토리 느낌을 더한 내부 공간 디자인은 입장하는 순간 실제로 치즈볼 팩토리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준다. 치즈볼 제작 과정을 3종의 놀이기구를 통해 다각도로 체험해볼 수 있다. 치즈볼라이언의 분주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곳 놀이기구들은 키 130cm 이상 190cm 미만인 사람만 탈 수 있다. 라이언의 눈과 귀가 달린 눌림 방지용 안대를 먼저 쓰고 VR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라이언 치즈볼어드벤처는 VR 및 융복합 기술을 운영해 온 기업 상화와의 제휴를 통해 운영된다.
입구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놀이기구는 ‘치즈볼 팜’이다. VR 안경을 끼고 회전하는 의자에 앉아 치즈 수확, 치즈볼 생산, 패키징까지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한 놀이기구에 5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플레이어 한 명당 주어진 버튼 하나를 마구 눌러 높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승자가 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치즈아일랜드 러쉬’는 마치 오토바이에 탄 것처럼 의자에 앉아 VR 안경을 끼고 치즈 과녁을 맞추는 놀이기구다. 칠리, 허니, 믹스치즈 등 치즈볼의 풍미를 더하는 재료를 얻기 위해 제트스키, 행글라이더를 타고 치즈 아일랜드를 투어하는 내용이다. 상하좌우 격동적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VR로 이미지가 빠르게 지나가니 실제 제트스키를 타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ZZZ 익스프레스’는 선데이치즈볼의 핵심 재료인 치즈 농장을 시작으로, 치즈 정제소, 치즈강을 거쳐 시즈닝 파크, 패키징 센터까지 탐험한다는 내용의 놀이기구다. 그런데 ZZZ익스프레스는 720도 회전 놀이기구다. 나머지 2종의 놀이기구보다 훨씬 격렬해 치즈볼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험난했다.
놀이기구가 끝이 아니다. 보고, 듣고, 몸으로 느꼈으니 이젠 맛볼 차례다. 스낵코너에서 오리지널, 허니버터, 믹스치즈, 칠리 등 4가지 맛의 치즈볼과 음료를 살 수 있다. 시식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5감 모두를 동원한 공감각적 경험이 가능하다. 스낵코너 건너편 기념품숍에선 치즈볼라이언이 그려진 잠옷, 자물쇠, 필기구, 선데이치즈볼 제품 등 다양한 기념품도 판매된다.
치즈볼 스낵코너와 기념품숍을 지나면 대망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다. 푸른 나무 숲과 저 멀리 도심이 보이는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치즈볼라이언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벤치도 곳곳에 놓였다. 인기 포토존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남산타워는 연간 1천20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인기 관광명소다. 아이부터 성인, 해외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타깃층이 유입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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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일요일 라이언이 즐기는 선데이치즈볼이 사실은 치즈볼 요정들에 의해 이렇게 힘들게 만든 거였다니. 작은 체구의 치즈볼라이언이 치즈를 나르고 부수는 게 얼마나 고됐을까 절절히 체감했다. 지디가간다 일동은 모두 살짝 혼이 나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전날 과음한 기자는 720도 회전하는 ZZZ 익스프레스를 타고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고.
매시매초가 아까운 주말을 무기력한 라이언처럼 보내기 싫다면 푸르고 평화로운 남산과는 달리 반전 매력이 있는 라이언 치즈볼어드벤처를 방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