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1일 단행한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 근거로 든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 9일 오후 한국 정부는 "불화수소가 UN 안보리 제재 국가로 유출됐다는 근거가 없다"며 반박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재수출 여부가 아닌 관리 체제가 문제"라는 새로운 이유를 꺼내들었다. 일부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대해 수출을 재촉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韓 "불화수소 대북반출 등 없었다"
현재 일본은 일련의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근거로 '안보상의 이유'와 '신뢰 손상'을 들고 있다. 그러나 '안보상의 우려'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밝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불화수소 수입업체에 긴급 전수조사를 실시해 북한은 물론 UN 결의안에 지정된 제재 국가로 불화수소 등이 재수출 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상태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이 수출한 불화수소가 북한 등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됐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성윤모 장관은 이 날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일본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의 근거로 들었던 '안보상 문제'를 정면으로 반복하고 나선 것이다.
■ 日 정부 관계자 "관리 체제가 문제"
그러자 일본 정부는 이번에는 '재수출'이 아닌 '관리 체제'를 문제로 삼았다.
9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측의 무역 관리 체제가 불충분하며 화학무기 등에 쓰일 수 있는 소재가 한국에서 다른 국가로 넘어갈 우려를 베재할 수 없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 수출되는 원재료 중 일부는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 제조에 쓰일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 한국 기업이 거래처인 일본 기업에 '서둘러 납품하라'고 재촉하는 상황이 일상화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를 문제삼아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면담이나 현장 방문 조사 등을 통해 개선을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의 관리 체재가 부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12일 회동 두고 양국 입장차 뚜렷
이번 수출 규제와 관련 한일 양국 정부는 10일 새벽(현지시간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이사회를 통해 수출 규제의 정당상 여부를 두고 여론전을 펼쳤다.
또 오는 1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양국 실무자간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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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회동에 대한 양국의 온도 차이는 뚜렷하다. NHK와 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번 회동을 "어디까지나 이번 조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로 규정했다.
따라서 12일 회동은 일본측이 수출 규제에 대한 경위를 설명하고, 한국측이 북한을 포함한 UN 안보리 제재국으로 불화수소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