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인슈어테크 발전 이어지는 건 아냐"

생명보험協 '인슈어테크: 보험의 현재와 미래' 개최

금융입력 :2019/07/09 10:59

많은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활성화를 위해 개인 정보 활용 등과 같은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하면서도, 규제 완화가 곧 인슈어테크의 발전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생명보험협회 주최로 열린 '인슈어테크: 보험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 패널 토론자들은 규제 문제가 해결되면 인슈어테크가 자리잡겠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메트라이프 니코 에거트(Nico Eggert) 디렉터는 "보험업계 관계자가 어떻게 인슈어테크 활성화할 것인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규제 문제가 사라진다면 경쟁사가 새롭게 대두하는 등 또 다른 이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코 에거트 디렉터는 혁신적 서비스로 고객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슈어테크 기업 '레모네이드'를 소개했다. 그는 규제 완화보다는 회사 내부의 컨센서스 형성과 고객 수요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거트 디렉터는 "레모네이드는 굉장히 고도화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보험 심사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과 소통하는 법을 찾고 그 부분을 잘하는 회사"라며 "쉽게 무엇을 보장해주고 보장해주지 않는지 명확하게 말하고 챗봇도 (보험 약관 등을) 다운로드할 필요도 없게 했다"고 부연했다. 에거트 디렉터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도 아닌 고객 중심의 영업이 중요하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규제가 고객의 선호도를 좌우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같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 규제 환경에 변화하고, 규제 완화한다고 해서 고객 가입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신한생명 임승빈 디지털전략팀장은 규제 보다는 보험을 직접 고객이 찾아 가입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빈 팀장은 "자발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기술이 있고 재밌다면 관심을 갖고 (인터넷 가입 홈페이지 등에) 와야 하는데 오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화 형성 과정이 필요하다 본다"고 설명했다.

8일 서울 중구 국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슈어테크: 보험의 현재와 미래' 패널 토론.(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이날 패널 토론회 참여한 금융감독원 장경운 핀테크혁신실장은 엄격한 규제 감독 등을 완화해 인슈어테크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장경운 실장은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인슈어테크 산업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도 카카오 SK텔레콤 등 대형 정보통신기업(ICT)과도 모색을 하지만 은행에 비해 투자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이는 보험 규제가 더 촘촘하게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운을 뗐다.

장경운 실장은 "보험과 계약자 간 관계는 상법으로, 또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 등 다양한 법령의 영향을 받는다. 진입 장벽 측면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이해관계자 진입을 강하게 차단하고 건전성 감독 기준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이어 "금융위원회와 고민 중인데 엄격한 규제 감독 등을 완화해 인슈어테크 발전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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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규제 완화책 중 장경운 실장은 고객에게 건강 관리 기기를 제공한 후 건강 개선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책정하는 '건강 증진형 보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짚었다. 그는 "직접 제공하는 건강 관리 기기를 10만원 이하로 넓히고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또 장경운 실장은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유발하지 않는 서비스를 금융위 규제 샌드박스에서 테스트하고 추후 스페셜 라이선스 도입을 하는 등 규제 개선을 할 예정"이라며 "블록체인과 관련된 가이드라인도 발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장 실장은 "민간위원과 블록체인 관련해서 협의를 하고 있는데, 블록체인에서 제3자 관련 동의 부분에 대해 인정해주자는 방향을 완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