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급속 충전소 주변 흡연 구역 설치 문제가 1년 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도로공사 관리 고속도로 휴게소 일부를 살펴본 결과, 세 곳 이상이 흡연구역과 전기차 충전소가 서로 인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한 곳은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에 위치한 여주휴게소다. 이곳에 환경부 공공 급속충전기 두 대가 설치됐다. 방문 당시 쉐보레 볼트 EV, 기아차 쏘울 EV 차주가 충전하고 있었고, 한 차주는 충전기 바로 앞에서 화면을 누르며 충전결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장소에서 오른편으로 약 두 걸음 정도 옮기면 흡연구역이 있다. 해당 흡연구역은 담배연기가 바깥으로 배출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마련됐다. 여기엔 한 남성이 담배를 물며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고, 이 담배연기는 전기차 충전소 방향으로 향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휴게소 양방향도 흡연구역과 전기차 충전소가 서로 인접해있다. 방문당시 날씨가 더운 탓에 흡연구역을 찾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충분히 담배연기가 충전소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흡연구역이 약 100m 정도 충전소와 떨어져 있어도 두렵다는 전기차 오너들의 반응도 있다. 흡연자들이 흡연구역에 도착하자마자 담배를 피는 것이 아니고, 흡연구역으로 걸어가면서 담배를 필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간접흡연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급속 충전의 경우, 일반 주유소와 달리 전기차 오너가 직접 차량 바깥으로 나와서 충전기와 차량을 연결해야 한다.
비흡연자인 한 전기차 오너는 “왜 흡연구역이 전기차 충전소와 가깝게 설치되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충전소 흡연구역 설치 금지 규정 아직 없어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약 1년7개월동안 흡연구역과 인접해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충전소 운영 문제를 지적해왔다.
지난 2017년에는 횡성휴게소 인천방향과 문막휴게소 인천방향의 충전소 운영이 가장 심각했다. 또 지난해에는 하남 만남의광장 휴게소 내 충전소도 흡연구역으로 인한 담배연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디넷코리아의 보도 이후, 횡성휴게소 인천방향과 문막휴게소 인천방향의 흡연구역 위치를 조절했다. 모두 다 전기차 충전소와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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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세 곳 이상의 충전소가 흡연구역과 인접해 있는 것이 드러나면서, 한국도로공사와 환경부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소 주변 흡연구역 설치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