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 알뜰폰이다.”
IPTV의 케이블TV 인수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서 열린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정책 세미나 좌장을 맡은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이같이 말했다.
유료방송 시장 재편 상황을 중심으로 과거 M&A 심사 논의와 현재 진행중인 심사 논의, 유료방송의 지역성 변화 우려 논의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부 인수 여부를 두고 이해 관계에 따른 논쟁이 오갔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블TV 인수합병 심사를 받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대립된 입장 차이가 두드러졌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뒤에도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인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데 이는 알뜰폰 사안의 본질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질은 이통사 누가 알뜰폰 인수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알뜰폰 업계의 상징인 헬로모바일이 이통사의 인수에 의해 존재 이유가 소멸된 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 공정위 불허 옛기준 ‘독행기업’...지금은?
쟁점은 CJ헬로 알뜰폰 사업부 헬로모바일의 독행기업 여부에 몰렸다.
독행기업(Maverick)이란 업계에서 독과점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업을 뜻한다. 과거 CJ헬로 M&A 심사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CJ헬로가 독행기업의 위치에 있다며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불허하는 이유로 들었다.
과거 심사처럼 CJ헬로 알뜰폰 사업 부문의 지위와 기능이 독행기업 개념 번주로 포섭돼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경우, LG유플러스의 헬로모바일 인수가 정부 심사에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헬로모바일의 독행기업 인정 여부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놨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는 “독행기업이라는 공정위의 판단이 계속 유지될 수 있냐는 판단은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한번 독행기업이 영원한 독행기업일 수 없고, 공정위에 지속적으로 제출하고 있는 자류 중 하나가 CJ헬로 알뜰폰이 번호이동시장에서 2015년 8월부터 급격하게 순감 추세로 돌아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헬로모바일이 독행기업의 지위를 이어가기 어려운 수준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 알뜰폰 헬로모바일 두고 동상이몽
알뜰폰 인수 여부를 두고 독행기업 외에 결합시장의 시장지배력 전이와 정부의 알뜰폰 육성 정책 기조 논의도 쟁점으로 이어졌다.
강학주 상무는 “2016년 공정의의 의결에서 아쉬운 부분이 수평결합과 혼합결합을 모두 보고 결론을 냈어야 했는데 수평결합에서 이미 결론이 내려져 그 뒤의 논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혼합결합에서 중요한 것은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지배력 논이 등이 논의됐을텐데 수평결합에서 결론이 나버리며 마치 혼합결합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오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로모바일의 현재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이라며 “얼마 되지 않는 점유율이지만 50%의 점유율을 갖추고 있는 회사에는 시장 지배력 이슈를 감출 수 잇고, 그런 의도도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LG유플러스가 시장지배력의 전이 문제를 꺼내자 SK텔레콤은 정부의 지속된 알뜰폰 육성정책 기조로 맞받았다.
이상헌 상무는 “독행기업 여부를 떠나도 알뜰폰 1위의 존재를 없애는 것으로, 물론 입장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는 알뜰폰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도매제공 의무기간 연장과 같은 육성 정책을 더욱 강화하려는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알뜰폰 육성 정책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고 알뜰폰의 상징적인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이통사가 갖게 하는 것이 정책방향과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위(SK텔레콤)와 붙으면 경쟁제한이고 3위(LG유플러스)와 붙으면 경쟁촉진이냐”면서 “독립적인 알뜰폰 회사로 남아 이통사를 괴롭히고 자극하는 역할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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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제를 맡은 박상호 공공미디여연구소 연구실장도 추가토론을 통해 의견을 내놨다.
박상호 실장은 “차별화된 알뜰폰 정책이 필요하고, 통신정책 아래에 있는데 분리하기 어렵다”면서 “이통 3사 과독점 상황에서 풀MVNO처럼 가든지 프랑스처럼 제4이통처럼 가든지 실질적 경쟁이 이뤄져야 하는데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알뜰폰에 이니셔티브를 줄 것인지 현 상황에 걸맞는 통신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