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가 알뜰폰 업계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CJ헬로는 케이블TV와 함께 알뜰폰에서도 1위 회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CJ헬로 인수 이후 헬로모바일 브랜드의 알뜰폰 사업 존속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78만5천여 가입자를 거느린 CJ헬로 헬로모바일은 국내 이동통신재판매(MVNO) 1위 브랜드다.
헬로모바일은 단순히 가입자 수만 많은 것에 그치지 않고 선불 가입자를 유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알뜰폰 회사와 비교해 수익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뜰폰 가입자의 평균매출(ARPU) 또한 2만3천원대로 높은 편이다. LTE 가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자도 많이 유치한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알뜰폰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입자가 80만명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통사의 지배력이 전이될 우려가 있는 자회사와 경쟁 속에서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회사다.
다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최대주주로 오르게 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우선 3사 체제가 굳혀진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 활성화 목표로 시작된 알뜰폰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점에서 여러 시나리오가 나온다. LG유플러스가 헬로모바일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각종 인수 조건이 주어지거나 매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 2015년 SK텔레콤이 CJ헬로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당시 알뜰폰 사업은 분리 매각도 감수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서기도 했다. 이통 자회사 알뜰폰 사업은 규제 강도가 더욱 높은 편이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최대주주 지위만 확보하려는 전략은 인수 과정의 규제를 최소한으로 하겠다는 뜻인데 이통 자회사 알뜰폰의 이중규제를 안을 이유가 적어보인다”고 말했다.
또 헬로모바일 가입자 대부분이 KT 통신망을 임대한 가입자이기 때문에 과거 SK텔레콤이나 현재 LG유플러스 모두 경쟁사 망을 임대해 사업을 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경쟁사의 알뜰폰 도매대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헬로모바일은 약 9대 1의 비중으로 KT망 임대 가입자, SK텔레콤망 임대 가입자로 구성됐다.
LG유플러스가 헬로모바일을 끝내 분리 매각이라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실제 매각 성사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국내서 알뜰폰 사업의 매각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시장 적정가격을 논하기 쉽지 않다. 아울러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의 불똥으로 알뜰폰의 경쟁력은 더욱 취약해진 터라 경쟁력을 갖춘 구매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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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맞다면 헬로모바일 사업을 인수하겠다는 기존 알뜰폰 회사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LG유플러스가 최대주주 자격을 갖춘 뒤 합병을 추진할 때까지 헬로모바일에 대한 사업 의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