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CJ가 14일 각각의 이사회를 통해 CJ헬로 인수 및 매각 건을 의결한 것과 관련 4년 만에 이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공정경쟁 이론에 기반해 인수합병(M&A) 찬반 논란만 극심했던 시장이 불과 4년 만에 거의 묻지마 인수 경쟁으로 돌변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CJ헬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 제한성과 지역성 등을 문제 삼아 강력하게 반대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연합 공세와 SK텔레콤 수비가 맞서는 형국이었다.
결국 이 M&A는 당사자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정부 불허 결정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 LG유플러스와 CJ ENM이 CJ헬로 지분 인수와 매각에 합의한 건에 대해서는 과거와 같은 논리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IPTV 사업자 간 케이블TV 인수 경쟁이 더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 유료방송 시장 순위 변동 촉발
CJ와 LG 간 유료방송 빅딜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회사인 CJ헬로의 최대 주주 회사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CJ헬로는 케이블TV 사업자인 동시에 기간통신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합병에 나섰을 당시에는 당국의 인허가 과정에서 모든 논리를 동원한 치열한 찬반 싸움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이번 건과 관련해서 경쟁회사인 SK텔레콤과 KT는 M&A 반대 싸움을 벌이기보다 케이블TV 인수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짝짓기 시나리오가 난무할 정도다.
결국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3개 IPTV 사업자가 케이블TV를 나눠 품는 방식으로 커다랗게 판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IPTV, 경쟁적 SO 인수전 가시화
우선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방송 가입자를 모두 거느릴 경우 국내 유료방송 시장 2위 자리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SK브로드밴드가 3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케이블TV 인수전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실상 케이블TV 인수합병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SK텔레콤이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케이블TV 회사로 태광그룹의 티브로드와 현대백화점의 현대HCN이 꼽힌다.
다만 티브로드와 현대HCN은 딜라이브와 달리 공식 매물에 오른 적이 없고, 각각 오너 부재 상황과 회사 유보금이란 걸림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3위가 되는 SK텔레콤이 도약하기 위해서 이 M&A 추진이 필수 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딜라이브는 지속적으로 KT와 지분 매각에 대한 연이 닿아있다. 최근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실사 등의 절차가 이뤄졌고, 합산규제 도입 반대 의사를 다시 밝히는 등 KT 진영을 향한 구애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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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딜라이브의 조합은 SK텔레콤의 케이블TV 인수 추진과 별도의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딜라이브의 매각 의지와 별도로 KT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켜야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합산규제 도입 여부에 따라 케이블TV 인수 추진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 M&A 시장이 매각자 우위에서 인수자 우위로 바뀌었고, 당장 직면한 유무선 결합시장 경쟁력 뿐만 아니라 OTT 등 차세대 미디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A 바람이 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