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놓고 알뜰폰 사업이 쟁점사항으로 부상 중이다.
CJ헬로가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란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매년 도매대가 협상 등 정부의 알뜰폰 지원정책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인해 알뜰폰 산업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면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에서는 기업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어 협회 차원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알뜰폰 1위 사업자가 통신사에 매각되면 알뜰폰의 입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나름 기반을 갖춘 사업자들은 괜찮겠지만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의 알뜰폰 정책 목표가 이통사와의 경쟁을 통해 통신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것인데 이통사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정책의 취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기본적인 우려 때문이다.
또 CJ헬로가 대기업 계열 사업자로 알뜰폰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구심점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CJ헬로의 빈자리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반영됐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이통사들의 데이터 요금제 개편과 보편요금제 출시 이후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넘어가는 이탈 가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1위 사업자의 매각으로 알뜰폰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도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정부 지원으로 이통사들과 경쟁을 하고 있는 알뜰폰 산업이 왜곡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매년 전파사용료 감면과 도매대가를 인하하면서 알뜰폰 시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그 중 CJ헬로가 최근 3년 동안 감면받은 전파사용료가 약 138억원, 도매대가 절감에 따른 혜택이 80억원에 달하는데 이통사인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지원 혜택을 가져가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쟁사들은 이통사 계열 알뜰폰의 점유율이 약 27%에서 37%까지 늘어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알뜰폰 시장 보호를 위해 이통사 계열 알뜰폰 시장점유율의 총합을 50%로 제한하고 있는데,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면 점유율 총합이 37%로 늘어나 경쟁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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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총 800만명으로 SK텔링크가 9.7%, KT엠모바일 등 KT계열 12.1%, 미디어로그 5% 등이며 CJ헬로의 점유율은 9.7%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알뜰폰을 인수하면 기본적으로 알뜰폰을 통한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알뜰폰 시장이 이통사 계열 중심으로 재편되면 가입자 확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고 하부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