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EV세상] K-POP 행사로 오해받는 포뮬러 E 코리아

레이싱과 전기차에 초점 맞춘 행사 기획 필요

데스크 칼럼입력 :2019/07/02 16:41    수정: 2019/07/02 19:54

1년 넘게 궁금증만 가득했던 포뮬러 E 서울(E-Prix 2020) 행사 계획이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공개됐다. 당초 알려졌던 광화문이나 시청 대신 서울 잠실운동장 일대 특별 코스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포뮬러 E 서울 행사가 본질보다는 K-POP(케이팝) 등 문화 행사에 너무 전념한다는 평가다.

그 이유는 이희범 포뮬러 E 서울 E-Prix 2020 조직위원장 설명과 연관이 깊다.

이 위원장은 행사 설명 초반에 전기차 보급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서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아시아 3개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중요성이 언급됐다. 해당 부분은 이미 자동차 기자들 뿐만 아니라 IT 및 부품 소재 담당 기자들이 여러 차례 취재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포뮬러 E 자체가 전기차로만 진행되는 레이싱 대회이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던 내용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이 부대행사로 케이팝(K-POP)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장내 분위기는 의아함으로 가득했다. 심지어 케이팝 행사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가 무려 1천990억원에 이른다는 자체 통계도 있다. 포뮬러 E의 본질인 레이싱과 전기차에 초점을 두지 않고 문화 행사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포뮬러 E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Gen2 레이싱카 (사진=지디넷코리아)

포뮬러 E가 열리는 내년 5월 3일은 중국 노동절 연휴와 겹친다. 심지어 일본 헌법기념일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휴일도 있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 유치에 적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이 준비한 슬라이드에는 포뮬러 E 부대행사 중 하나로 전기차 관련 컨퍼런스가 열린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하지만 이 이 위원장은 컨퍼런스보다는 케이팝 등 다른 문화행사 계획에 설명하는데 장시간 할애했다.

행사가 끝난 후 이 위원장에게 직접 찾아가 전기차 컨퍼런스가 어떻게 열리는지 물어봤다.

그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가 내년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린다”며 “이후에 서울에서 포뮬러 E 레이싱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제주에서 연계 컨퍼런스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은 모든 기자들에게 공개된 질의응답 시간에도 잠깐 언급됐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는 내년 7회 행사 일정을 당초 5월 12일부터 5월 16일까지로 정했으나 포뮬러 E 행사 연계성 강화를 위해 최근 7회 행사 일정을 내년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로 앞당겼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와 포뮬러 E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련기사

그러나 이희범 위원장은 설명 시간 도중 해당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포뮬러 E 코리아가 행사의 본질인 레이싱(경주)보다 문화행사에만 너무 집중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내년 포뮬러 E 행사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주최측은 성공적인 행사 진행을 이끌기 위해 민간기업 또는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일반인들도 쉽게 전기차를 접하고 전기차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행사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