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나비효과…유료방송 규제권한 충돌로

[이슈진단+] 합산규제 일몰 1년(중)

방송/통신입력 :2019/06/27 15:43    수정: 2019/06/27 15:43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도입된 합산규제가 폐지된 지 1년이 지났다. 통합방송법 제정을 전제로 도입된 3년 한시법이었지만 제대로 된 후속 논의조차 없이 지난해 6월27일 일몰됐다. 국회 입법 사항이었지만 국회나 정부 모두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혜선, 김석기 의원 등의 발의로 합산규제 재입법 이슈가 재점화됐지만 현재는 합산규제 재입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유료방송의 규제 개편에 대한 얘기까지 오가는 상태다. 향후 합산규제 논의가 어떤 결론으로 귀결될 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폐지된 지 딱 1년이 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위 사업자의 독주체제에 대한 견제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위성방송에 대한 규제공백과 공공성 회복 등을 이유로 재도입 이슈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논의는 진행형이다.

오히려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의 지배구조 개선 이슈에,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이제는 유료방송 규제권한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충돌하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여야의 대치 속에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는 1년 째 제자리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 합산규제 재도입서 유료방송 규제 이슈로

합산규제 재도입 논란은 해당 제도가 일몰되면서 규제공백 상태에 놓인 KT스카이라이프의 규제 울타리가 필요하다는데서 출발했다. 또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와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면서 위성방송에 대한 공공성 이슈가 불거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케이블 1, 2위 사업자인 CJ헬로와 티브로드가 각각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인수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시장점유율 사전규제에 필요성 논란으로 확전됐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경우 KT만 인수합병 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는 단순히 합산규제를 재도입하자는 데 그치지 않고 유료방송에 대한 규제를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 하느냐의 이슈로 옮겨 온 상황이다. 이를 놓고 유료방송 규제의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관계부처인 방통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태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유료방송시장 규제에 대한 의견은 크게 ▲시장집중 사업자(사전규제)의 도입 여부 ▲위성방송의 공적책임 강화 ▲결합상품으로 인한 지배력 전이 규제 ▲공정경쟁 환경 조성 방안 ▲지역성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 유료방송 규제권한 과기정통부냐, 방통위냐

합산규제 폐지와 맞물려 유료방송시장이 IPTV와 케이블TV사업자 간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구조개편이 이어지면서, 이제 관련 논의는 단순히 합산규제 폐지에 머물지 않고 유료방송 규제를 어떻게 조각하느냐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규제와 이를 관리 감독하는 권한에 대한 이슈는 방송정책에 대한 거버넌스 문제와 연결돼 있어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또 진흥업무를 주관하는 과기정통부와 규제기관인 방통위의 규제철학도 서로 달라 이를 보고받은 국회가 합의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실제, 양 부처가 작성한 유료방송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유료방송 정책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소속 부처가 유료방송 정책을 관장해야 하는 필요성과 권한 확대 내용까지 다루고 있다.

사전규제를 완화해 경쟁을 촉진시키자는 과기정통부와 시장집중 사업자를 지정해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에 대한 사전규제를 강화하자는 방통위의 입장이다. 또 결합상품에 따른 지배력

전이 이슈에 대해서도 방통위가 주최인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를 과기정통부에서는 이것이 미흡하기 때문에 결합상품분석 평가와 시장평가를 별도로 실시하자는 의견을 담았다. 결국 규제관할권에 대한 이견이다.

이에 대해,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여당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1소위는 25일 열린데 이어 다음달 1일에도 예정돼 있다”며 “하지만 합산규제를 다루는 2소위를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이 맡고 있어 언제 열릴지 아직 기약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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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료방송 규제에 대한 소위 의원들의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향후 어떻게 논의를 풀어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1년을 끌어 온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은 앞으로도 근시일 내에 마무리 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