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를 알면 돈이 보인다'…AI로 기상 데이터 분석

맞춤형 기상 정보 비즈니스에 활용… 국내서도 도입 사례 늘어

컴퓨팅입력 :2019/06/03 11:20

날씨를 예측해서 재고 관리나 할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일까. 과거 주로 재해 예방을 위해 분석되던 기상 데이터가 이제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기상 예측 정보는 최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이 기상 데이터와 결합되면서 유통, 항공, 발전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세계 기상산업 시장은 2015년 19조1천억원에서 2020년 26조7천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 웨더컴퍼니, IBM 왓슨 기반 맞춤형 기상 정보 제공

기상정보 전문기업 웨더컴퍼니는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교화된 기상 정보를 제공한다.

2016년 IBM에 인수된 웨더컴퍼니는 27만5천대의 기상 관측소와 수백만개의 IoT 장치 네트워크를 통해 기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여기에 IBM의 AI 플랫폼인 왓슨을 통해 기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업의 비즈니스 특성을 반영한 결과를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부터 웨더컴퍼니의 기상전문가용 시스템과 파일럿 브리프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공기 안전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뇌우(낙뢰), 난기류, 강풍, 태풍, 화산재 등 위험기상을 사전에 예측한다.

러시아의 화물 항공사인 볼가 드네포르 항공은 웨더컴퍼니가 제공하는 기상정보를 확인해 화물을 적시에 배송할 수 있는 최적의 항로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항공기의 연료와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기상 데이터는 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카 레이싱에도 사용된다. 쉐보레 레이싱 팀은 웨더컴퍼니가 제공하는 기상 데이터 기반으로 레이싱 전략을 수립해 2018년 나스카 대회에서 우승했다.

쉐보레 팀은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이싱 기간 동안의 기상을 예측했다. 가령, 비가 언제 어느 정도 내릴 지를 정확히 예측해 이를 기반으로 주행 방법, 타이어 교체 시기, 피트인 시점 등을 결정했다. 공기의 온도에 따른 엔진 성능, 구름 정도에 따른 주행 능력, 공기 밀도에 따른 차량의 공기 역학 등도 세밀하게 분석했다.

IBM 글로벌 고해상도 대기 예측 시스템(GRAF)

■ IBM, 글로벌 고해상도 대기 예측 시스템 웨더컴퍼니에 적용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CES 2019에서 새로운 기상 예보 시스템인 'IBM 글로벌 고해상도 대기 예측 시스템(GRAF)'이 올해 하반기부터 웨더컴퍼니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GRAF는 번개와 같은 기상 상황을 기존보다 200% 정확하게 예측해, 특정 지역에 대한 최신 기상 정보를 매시간 제공한다. GRAF는 IBM 파워9 기반의 슈퍼 컴퓨터, 세계 수백만 센서에서 생성되는 크라우드소스 데이터, 운항 항공기에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기상 정보를 제공한다.

■ 국내, 유통·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상정보 활용

국내에서도 기상 정보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상 산업은 2017년 3천838억원에서 6.2% 늘어난 4천77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발간한 '2018 날씨경영 우수사례집'에 따르면 유통, 교육, 보험, 제조 등 다양한 기업들이 기상 정보를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 빅데이터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상 정보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했기 때문이다.

'종가집' 김치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주식회사는 원재료인 배추 재배와 구매에 기상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장기 예보를 반영해 농산물의 적합한 산지, 품종을 선정해 재배하고 적시에 적량을 공급받는 것이다. 대상주식회사는 이를 통해 배추의 비축에 따라 kg당 구매 비용 28%를 절감해 11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GS리테일도 전국 편의점과 수퍼마켓 매장 운영에 기상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면 마스크와 바디케어 관련 제품을 집중 진열하고,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면 평소보다 우산 재고를 3배 이상 늘렸다. 겨울철에도 기온에 따라 군고구마, 유자차, 단열재 등 판매 상품 할인을 차등적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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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날씨 경영을 통해 GS수퍼마켓은 2014년 대비 2015년의 7~8월 성수기 주요 상품군 매출이 약 20억원 증가했다. GS25의 경우,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 날씨에 민감한 상품의 폐기율이 2008년 35%에서 2012년 12%로 감소하며 142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침수 피해 위험이 높은 서울 강남역, 사당역, 대치역 부근 3개 지역에 침수 관측 시스템을 설치하고, 집중호우 발생 시 고객에게 침수 정보를 통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연간 1억6천만원의 자동차 침수 손해액을 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