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모바일-스프린트, 합병하려면 제4이통 설립?

블룸버그 "美법무부, '별도 통신사 분사' 조건" 보도

방송/통신입력 :2019/05/30 14:23    수정: 2019/05/30 14:2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3, 4위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 작업이 막판 난관에 부닥쳤다. 법무부가 두 회사 합병 승인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법무부가 두 회사가 제4의 통신사를 별도로 설립하는 것을 합병 승인 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국 통신시장은 버라이즌과 AT&T가 시장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3, 4위에 랭크됐다.

존 레게르 T모바일 CEO (사진=씨넷)

이런 상황에서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할 경우 4개였던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가 3개로 줄어들게 된다. 미국 법무부가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제4 통신사 설립을 두 회사 합병 승인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 보도 골자다.

보도대로라면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주파수에서 별도 망을 갖고 있는 통신사업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이 조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제4 통신사업자를 만들라는 조건인지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합병 승인 조건으로 별도 사업자를 분사하는 것은 그 동안 두 회사가 합병 명분으로 내건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편이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5G 시대엔 독자적인 생존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분으로 합병을 추진했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2011년과 2017년에 이어 또 다시 합병을 시도한다.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씨넷)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2018년 4월 265억 달러 규모 합병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합병에 성공할 경우 ▲시골지역 광대역 서비스 확대 ▲5G 망 확충 ▲스프린트의 선불폰 자회사인 부스트 모바일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소비자 이익 침해 요소인 요금 인상 등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미국에선 거대 합병 땐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에서 모두 승인을 받아야 한다. FCC는 합병이 소비자 이익을 해치지 않는지 심사한다. 반면 법무부는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집중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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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론 FCC 승인을 받는 것이 좀 더 어려운 편이다. 반독점법 위반이란 구체적인 조건보다는 소비자 이익 침해라는 추상적인 조건이 훨씬 더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5G 망 확충 등 두 회사가 내건 조건을 긍정 평가하면서 합병 승인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