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SaaS, 초소유로 스마트워크 앞당긴다

[超시대가 왔다] ⑱초소유...사지 않고 빌려 쓰는 SW

컴퓨팅입력 :2019/06/05 09:28    수정: 2019/06/05 10:46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나면서 우리 삶의 모습과 기업의 업무 환경을 크게 바꾼 것 중 하나는 클라우드다. 특히 설치하거나 별도의 라이선스 구매 없이 인터넷에 연결해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일하는 방식 전반의 혁신을 가져왔다.

SaaS가 도입되면서 개인 사용자는 USB 메모리같은 물리적 저장장치를 사용할 필요 없이 파일을 저장할 수 있게 됐으며, 각종 소프트웨어 역시 설치과정을 거지치 않고 웹브라우저만으로 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업무 방식에 다양한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SaaS를 통해 원격제어나 화상회의 솔루션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어 일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대신 필요한 기간 동안만 빌려서 쓸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사용을 위해 과도하게 치렀던 비용, 필수였던 설치 작업간의 수고, 그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컴퓨터로 인한 물리적 한계가 사라지고 있다.

(사진=pixabay)

이러한 흐름을 타고 SaaS 시장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MRFR)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글로벌 SaaS 시장의 연간 성장률 평균이 2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aaS 시장의 성장은 전반적인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에 기인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매출이 17.5% 성장하리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1천824억달러에서 올해 2천143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드 나그 가트너 연구 부사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는 확실히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며 "가트너는 2022년까지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의 시장 규모와 성장을 전체 IT 서비스의 3배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SaaS 시장의 매출 또한 올해 948억달러(약 112조7천억원)에서 2022년에는 1천437억달러(약 170조9천억원)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점차 더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클라우드 기반 SaaS로 제공돼, 인터넷만으로도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클라우드의 도입 확산과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계속됨에 따라 SaaS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특히 올해 말까지 30% 이상의 기술 기업들이 '클라우드 퍼스트'에서 '클라우드 온리'로 전략을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는 이것이 라이선스 기반 소프트웨어 소비가 더욱 급감하는 반면 SaaS와 구독 기반 클라우드 소비 모델은 상승세를 지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시공간 제약 벗어난 데이터 활용, 스마트워크·협업 가능

SaaS의 한 유형인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USB 저장장치 등 휴대용 저장매체 이상으로 널리 쓰인다. 개별 기기가 아닌 클라우드에 보존된 데이터와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현상이 보편화된 것이다. 실제로 드롭박스의 창업자인 드류 휴스턴은 학창시절 학교에 USB를 두고 온 경험에 착안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클라우드 기반 파일 저장·공유 서비스는 이후 수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구글 드라이브는 2012년 출시 후 6년만인 지난해 세계적으로 이용자 수 10억명을 달성했다. 아이폰과 맥 사용자를 위해 애플에서 2011년 출시한 아이클라우드 역시 지난해 기준 8억5천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드류 휴스턴 드롭박스 CEO

SaaS가 확산되면서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스마트워크와 실시간협업 또한 가능해졌다.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SaaS로는 구글독스와 구글 스프레드시트, 에버노트와 솜노트의 웹버전 등이 있다. 특히 구글 드라이브는 회원가입만 해도 일정 용량의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무료 제공해 사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개인 사용자 환경에서 이들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인 추세가 됐다면, 기업에서도 점점 SaaS를 확대 도입하는 추세다. SaaS 시장은 이외에도 응용 프로그램에 따라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인적자원관리(HRM), 공급망관리(SCM)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다른 애플리케이션 유형으로는 화상회의 플랫폼,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등이 있다.

SaaS는 텔레워크 확산 촉매가 되기도 했다. 텔레워크란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의 활용과 지원을 통해 재택근무 등의 방식으로 효율적이고 융통성있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 알서포트는 원격지원과 원격제어, 화상회의 등 각종 텔레워크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한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텔레워크 제도 도입 기업이 19.8%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며 "특히 1천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대기업군에서는 텔레워크 참여율이 31%에 달하는 등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텔레워크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 오라클·어도비·MS… 다국적기업, SaaS 대공세

오라클, 세일즈포스,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SaaS 시장 선점을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SaaS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32% 이상에 달한다.

오라클은 ERP, CRM, SCM 등의 영역을 강화하면서 SaaS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서 아마존 등 선두주자들에 뒤쳐진 만큼 SaaS 시장에서 기회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오라클은 국내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드리안 존스톤 오라클 아태지역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방한해 인공지능(AI)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내세워 국내 Saa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오라클은 다음달 국내 데이터센터(IDC)를 오픈하고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세일즈포스는 1999년부터 SaaS를 통한 CRM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CRM은 SaaS 시장 점유율 1위로, 세일즈포스는 CRM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애플리케이션 통합 기술 스타트업인 뮬소프트를 65억달러(약 7조7천억원)에 인수해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도 했다. 뮬소프트는 서로 다른 앱을 통합시켜주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연동하기 위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쉽게 활용하고 관리하도록 한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365처럼 기존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되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비롯한 부가기능을 SaaS 방식으로 보태고 구독형으로 사용료를 받는 제품도 많아지고 있다.

어도비의 경우 2013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애프터이펙트 등을 SaaS와 결합된 구독형 소프트웨어로 전환해 매출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애저와 오피스365를 포함한 커머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신시아 스토다드 어도비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패키지 형식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때는 소매업자나 제3자를 거쳤기 때문에 고객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며 "SaaS를 통해 구독 방식으로 판매를 전환하자 고객이 우리의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며 클라우드 기반 SaaS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국내 SaaS 시장은 아직 초기… 성장세 기대

국내에서도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알서포트 등의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를 SaaS로 제공하고 있다. 기존 제공하던 소프트웨어를 점차 구독 방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거나, 처음 개발 단계에서부터 SaaS로의 구축을 고려하는 식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클라우드 도입이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기 때문에 SaaS 시장 역시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SaaS가 클라우드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적극적인 사업 지원을 통해 국내 SaaS 업체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GSIP)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는 SaaS 육성을 위해 매년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AWS와 NBP, KT 등 국내외 클라우드 선도기업과 함께 중소 SWICT기업의 성공적인 SaaS 개발과 사업화, 글로벌화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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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월부터 사업 참여 기업을 모집하기 시작해 지난달 GSIP수행기업과 선도기업간의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했다. NIPA는 올해 전년대비 80% 증액된 58억원을 투입해 사업화와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3개 부문, 20개 과제를 지원한다.

김창용 NIPA 원장은 "소프트웨어 개발·배포 방식과 고객의 소프트웨어 사용 패턴이 클라우드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소프트웨어·ICT 기업들은 한시라도 빨리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한다"며 "NIPA는 GSIP 수행기업이 빠르게 글로벌 진출을 통해 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