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대외 환경 변화와 국내 경제성장 잠재력 등을 배경으로 크게 하락하고 있다. 13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3.9원까지 오르면서 2017년 1월 12일 1184.7원(종가)을 기록한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원화 가치가 지난해만해도 이렇게 떨어지진 않았다. 원화 가치가 오히려 미국 달러화 대비 강세를 띄는 경향이 짙었다. 이 시기 외화정기예금을 가입했던 고객들은 얼만큼 수익을 얻었을까. 원화 예금에 비해 외화정기예금이 5배 가량 수익률이 높았는데,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11%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외화정기예금은 원화로 가입하는 정기예금처럼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두고 금리를 은행으로부터 받는 상품이다. 다른 점은 원화가 아닌 외화로 예금하기 때문에 해지 시점에 원·달러 환율이 가입 시점과 얼마나 차이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국내 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에 2018년 5월 10일 만기 1년짜리 외화정기예금을 2019년 5월 10일 만기 해지했을 경우 얻은 수익률을 계산해봤다. 가입 시점과 해지 시점의 원·달러 환율은 고객 적용 환율로 한국은행이 고시하는 고시 환율과 다르며, 해당 거래일 마지막 회차 환율을 적용했다. 또 우대금리나 환전 수수료를 우대받지 않으며 모두 원화 1천만원을 갖고 외화예금에 가입한 것으로 가정했으며, 최종 수익금에서 세금을 제하지 않았다.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은행별로 약간의 수익률 차이는 있었지만 1년 원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11.17%로 추정 집계돼 가장 수익률이 높았으며 ▲신한은행(10.28%) ▲KB국민은행(10.13%) ▲KEB하나은행(9.80%)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신규 정기예금(원화)의 가중 평균 금리는 2.03%다. 원화 예금에 비해 무려 4~5배 가량 수익률이 높은 셈이다.
은행에 1천만원을 들고 가 외화정기예금을 가입한다고 하면, 1천만원을 달러로 환전한 후 예치하면 된다. 은행별로 1년 동안의 금리가 천차만별이며 만기 시에는 당시 시점의 환율을 적용해 예금을 찾을 수 있다. 예상 수익률 계산 시 세금은 떼지 않았지만 수익금(이자금액)의 15.4%를 세금으로 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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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별 수익률 차이를 가른 것은 금리보다는 고객 적용 환율이었다. 금리는 KEB하나은행의 외화정기예금 금리가 1.9511%로 가장 낮지만 수익률이 가장 낮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 차례 은행과 시뮬레이션한 결과, 고객이 은행에서 언제 환전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조금씩 달라졌다. 은행 관계자들은 "고시 환율에 따라 고객에게 적용하는 환율이 시시각각 변하며, 회차에 따라 적용되는 환율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종적으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우리은행의 외화정기예금의 가입 당시 달러 대비 원화 값과 해지 시점의 달러 대비 원화 값의 차이는 94.6원으로 가장 컸다. 환 차익이 가장 큰 곳 순으로 수익률의 값이 달라진 것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환 변동성이 높을 경우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의 추이를 봐 외화예금을 가입하거나 해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