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테스트용 메인넷과 삼성코인(가칭)을 만들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시범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 이후, 블록체인 분야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이 암호화폐 결제 사업까지 뛰어들지 주목된다.
3일 삼성전자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팀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디지털시티(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해당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지 확인해 보기 위한 파일럿을 진행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시범 서비스를 위해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텐더민트(코스모스 블록체인 엔진)을 결합해 자체 메인넷을 만들었다. '모바일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는 이 메인넷 위에서 작동한다.
삼성코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자체 메인넷을 만들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운영했다는 설명 자체가, 자체 코인을 생성했다는 말과 같다. 시범적으로나마 삼성코인을 만들어 본 것이다.
이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삼성 블록체인TF는 지난해 1월 출범했다.
TF는 다양한 출신의 전문가들로 이뤄졌지만, 갤럭시S10에 탑재한 블록체인키스토어(프라이빗키저장소)와 블록체인월렛(암호화폐지갑)을 만든 핵심 개발자들은 삼성페이 개발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에서 쌓은 결제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크립토페이(암호화폐 결제)에 적용해 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실제 삼성코인을 발행하거나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보고 폐기되는 프로젝트도 다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암호화폐 결제에 관심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시범 사업은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삼성 모바일 비즈니스 서밋' 행사를 열고 갤럭시S10에 이미 '암호화폐 비접촉식 결제' 기능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암호화폐 지갑을 암호화폐 결제(PoS) 단말기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이뤄지게 해준다. 갤럭시 폰을 포스 단말기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삼성페이로 결제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기반 기술도 같다. 삼성페이 개발을 통해 확보한 '소프트포스(SoftPoS)'라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암호화폐까지 지원되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10에 키스토어와 블록체인월렛을 탑재하며 블록체인 산업에 발을 들인 이후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월렛을 출시하면서 이더리움 결제 서비스 코인덕, 모바일 지갑 엔진, 뷰티소셜미디어 코스미, 인기 고양이 캐릭터 수집게임 크립토키티 등 4가지 디앱을 기본 탑재했다.
이후에도 지난 6~7개월 동안 상당한 수의 디앱 개발사를 만나면서, 갤럭시S10에 추가로 탑재할 서비스를 물색 중이다. 상반기 안에 추가 디앱을 선정해 탑재할 예정이다.(☞관련기사)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핵심 서비스(키스토어와 월렛)만 직접만들고 나머지 서비스는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는 전략을 택해왔다.
이번 시범 사업으로 삼성전자가 직접 암호화폐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해졌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역시 직접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삼성페이 성공신화를 이을 수 있는 암호화폐 결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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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이 하드웨어에 있는 만큼, 자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출시를 낙관하긴 어렵다는 업계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 조직 역량이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고 또 정부 분위기에 반하는 사업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