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시장에 드리운 침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4K 대화면, 사물인터넷(IoT)을 동원하는 TV 기업들의 '백약처방'에도 평균가와 유통 총액, 판매량이 동시에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리서치업체 차이나마켓모니터(China Market Moniter)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중국 T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4.1% 줄었다. 유통액은 15.7% 감소했다.
더 심각한 것은 TV 판매 단가의 끝모를 하락세다. TV 평균 가격이 1분기 기준 3000위안(약 50만 9천 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가격 인하는 대화면 제품 가격의 빠른 하향세가 주도하고 있다.
50만 원은 그간 TV 평균가 '최저선'이었지만 올해 첫 분기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나마 오프라인은 낫다. 차이나마켓모니터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에서 판매된 TV 평균가는 이미 2000위안(약 33만 9천 원)에 근접하고 있다. 실제 8주째 온라인 TV 평균가는 2006위안 이었다.
전반적 시장 움직임으로 봤을 대 이같은 TV 가격의 상승세를 일으킬 동력이 적은 것이 문제다. 하이센스(HISENSE), 스카이워스(SKYWORTH), TCL, 콘카(KONKA) 등 중국 브랜드가 8K, 레이저 TV, OLED TV, AI+IoT를 간판 삼아 하이엔드 모델을 드라이브하고 있지만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중국 리서치업체 AVC에 따르면 중국 TV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4774만 대로 전년 대비 0.5% 위축했다. 유통액은 전년 대비 8.6% 줄었다.
올해 1분기 추이로 봤을 때 전반적인 판매량과 유통액 감소세가 더 커진 셈이다.
와중에 초저가 경쟁은 뜨겁다.
중국 인터넷 TV 기업 PPTV는 최근 40인치 스마트 TV를 999위안(약 16만 9천800원), 43인치 스마트TV를 1199위안(약 20만 3천800원)에 내놓으면서 가격 전쟁에 횃불을 놨다.
1분기 중국 온라인에서 가장 잘 팔린 10개 모델 중 8개가 샤오미 TV 모델이라는 점이 중국 TV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샤오미 제품 중 판매량 상위 세 개 모델인 32인치 TV 4A, 55인치 TV 4X, 40인치 TV 4C 가격이 799위안(약 13만 5천800원), 1999위안(약 33만 9천800원), 1099위안(약 18만 6천800원)이다.
샤오미가 23일 출시한 2019년 신형 13.9mm 초박형 풀스크린 신제품 벽화(PatchWall) 인공지능 TV 시리즈 32인치, 43인치, 55인치, 65인치 제품 가격도 1099위안(약 18만 6천 원), 1999위안(약 33만 9천 원), 2999위안(약 50만 9천 원), 3999위안(약 67만 9천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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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중국 TV 시장 가격 경쟁은 해외로 진출하는 중국 TV 기업의 경로를 따라 인도와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번지면서 세계 TV 시장의 동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언론 양광왕이 인용한 한 중국 산업 전문가는 "상품의 동질화가 심각한 것이 TV 시장의 현 모습"이라며 "기술 혁신으로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여러 기업의 동질화 회피 전략이며 IOT, O2O, 인공지능,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기술이 새로운 성장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