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EMC와 시스코시스템즈가 '컨버지드인프라(CI)' 시장에 공급하는 통합시스템 부문의 협력 사업 계약을 연장했다. 시장조사업체 통계상 수요가 줄고 있는 영역에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이 눈길을 끈다.
미국 델테크놀로지스는 22일(현지시간) 델EMC 공식 블로그를 통해 "델테크놀로지스와 시스코는 다년간의 (사업협력) 계약에 따른 CI 분야 공동 이행사항을 재확인했다"면서 계약연장 소식을 밝혔다. 연장된 계약이 언제까지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원문보기 ☞ Dell Technologies and Cisco Reaffirm Joint Commitment to Converged Infrastructure with Multi-Year Agreement]
블로그의 포스팅 작성자인 피트 만카 델EMC 네트워킹 및 솔루션즈, 솔루션즈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IDC 인증레퍼런스시스템 및 통합인프라 시장조사에서 타사대비 1.5배 이상에 해당하는 점유율 48% 수준의 선두업체이자 CI에 의존하는 고객사 수천곳을 지원하는 회사로서, 델EMC는 CI가 향후 수년간 가장 보편적인 선택지로 지속될 것임이 확실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델EMC와 시스코가 CI 분야에 협력케하는 제1요인은 그로써 우리 각 고객에게 제공할 광범위한 혜택"이라면서 자신들이 "우리의 엔지니어링, 기술, 지원 대상 협력 투자로 V엑스블록 1000 플랫폼에 탑재된 여러 혁신에 힘입어 다년간 CI 분야를 선도해 왔다"고 주장했다.
델EMC는 델테크놀로지스에 인수되기 전 'EMC' 시절부터 스토리지시스템 공급업체로서 시스코를 포함한 서버 및 네트워크 인프라 하드웨어 공급업체들과 CI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이들은 2009년 EMC가 VM웨어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 'VCE'를 통해 CI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이었다. 델EMC 스토리지와 시스코 서버, 네트워크 제품이 결합된 V엑스블록(VxBlock) 시리즈가 CI 시장에 대응하는 통합시스템 제품이다.
델EMC는 계약 연장 발표문에서 CI가 지난 수년간 기업들이 자체 전산인프라에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 제품으로 공급됐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델EMC는 지난 6년간 넘버원 통합시스템 공급업체였다"면서, 연장된 계약에 따라 앞으로도 영업, 마케팅, 제품개발 활동을 포함한 통합시스템 사업에 협력해 CI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랭크 팔룸보 시스코 글로벌 데이터센터세일즈 수석부사장은 "시스코는 델EMC와의 파트너십을 이행하며 우리 V엑스블록 고객을 위한 혁신적 솔루션을 함께 제공한다"면서 "계약 연장으로 우리는 계속 시스코 UCS, 넥서스, MDS를 통합된 기술로 제공하면서 V엑스블록의 혁신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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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기준 세계 CI 시장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14.8%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CI 영역 가운데 성장세가 가파른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시장의 영향이다. 사실 CI 영역의 나머지 분류 가운데 '레퍼런스디자인시스템 및 통합인프라'의 시장 규모는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고 '통합플랫폼' 시장 규모 역시 8.4% 감소했다. [원문보기 ☞ Worldwide Converged systems Revenue Increased 14.8% Year Over Year During the Fourth Quarter of 2018 with Vendor Revenue Reaching $4.15 Billion, According to IDC]
이점에 비춰볼 때 델EMC와 시스코의 계약 연장은 전도유망한 시장에 투자를 지속,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긴 어렵다. 빠르게 성장 중인 HCI 시장에만 '올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수요 하락세를 보이지만 기존 고객사 기반이 작지 않은 통합시스템 솔루션 영역의 매출기반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행보로 읽힌다. 다만 델EMC는 장기적으로 쾌속 성장 중인 HCI 시장에서 뉴타닉스, HPE 심플리비티와 맞서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