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폴드가 출시 전부터 위기다. 리뷰용 제품에서 다수의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 연기설까지 흘러나온다. 갤럭시 폴드 사태로 폴더블폰 시장이 부정적 인상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씨넷은 21일 갤럭시 폴드 화면 손상 사태를 정리하면서 "갤럭시 폴드 화면 손상 문제는 미래 폴더블폰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폰이 얼마나 망가지기 쉬운지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남들보다 먼저 갤럭시 폴드를 체험했던 미국 기자, 인플루언서 등이 첫 리뷰를 쏟아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외신들은 혁신적, 환상적, 도전정신 등 삼성전자에 찬사를 보냈다.
분위기는 이틀 뒤 반전됐다. 몇몇 리뷰어가 지급받은 갤럭시 폴드의 결함을 공개했다.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거먼은 갤럭시 폴드 리뷰 기기의 내부 화면이 이틀만에 부셔져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유튜버 마커스 브라운리는 갤럭시 폴드의 화면보호필름을 제거하려 시도한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삼성전자는 메인 화면에 부착된 외부보호막을 제거해 생긴 파손이라고 해명했다. 갤럭시 폴드 사용설명서엔 화면 보호막을 떼어내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읽지 않은 리뷰어들이 화면보호막을 제거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설명이다.
갤럭시 폴드의 메인 화면엔 얇은 플라스틱 보호필름이 부착돼 있다. 보호막과 화면 베젤 사이에 작은 틈이 존재하는데, 설명서를 자세히 읽지 않은 사용자가 단순한 보호필름으로 오인하고 제거를 시도하기 쉽게 돼 있다.
보호막과 관련없는 결함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았지만 왼쪽 화면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더버지의 디터 본 기자도 같은 문제를 전하면서, 갤럭시 폴드 주름 근처가 튀어나ㅗ며 화면이 파손됐다고도 했다.
급기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테크 컬럼니스트 조안나 스턴은 "뭔가 접고 싶다면, 핫도그나 종이, 스카프, 의자를 접는 게 낫다"고 조롱했다.
반면, 미국 씨넷은 지급받은 갤럭시 폴드에서 결함을 발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았고, 그밖에 화면 불량 현상도 없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보고된 결함에 대해 "화면 보호막 제거로 발생하지 않은 이외 디스플레이 불량 이슈는 제품을 수거해 정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갤럭시 폴드는 제2의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언급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삼성전자로선 '혁신가' 명성을 차지해 화웨이와 격차를 벌리려던 기대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판매를 시작하기도 전에 소비자의 폴더블폰 자체에 대한 신뢰가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메이트X, 모토로라 레이저 등을 출시하려던 화웨이, TCL 등에도 부정적 신호다.
삼성전자는 어쨋든 정면돌파를 택했다. 중국에서 열려던 갤럭시 폴드 공개행사를 연기했지만, 애초 미국 시장 출시를 연기하지 않았다. AT&T, T모바일, 일부 삼성전자 직영매장 등의 출시는 26일이다. 온라인 예약주문도 계속된다.
갤럭시 폴드는 다른 휴대폰과 달리 화면 설정을 두개로 구분한다. 4.6인치 커버 화면은 고릴라 글래스 재질로 만들어졌다. 갤럭시S10과 동일한 재질이다. 반면, 내부의 메인 화면은 폴리머 소재이며, 삼성전자는 이를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라 부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화면보호막에 대해 소비자 고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씨넷에 "보호막에 관한 정보가 고객에게 명확히 전달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갤럭시 폴드 박스의 퀵스타트가이드를 포함한 구성품들은 보호막에 대한 정보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닷컴에서 갤럭시 폴드 전용 F&Q를 운영하고 보호막 등 제품 관리에 대한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매장과 고객센터는 보호막에 대한 정보를 훈련받았다"고 덧붙였다.
AT&T와 T모바일 측은 출시일정에 대한 씨넷의 질의에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전했다.
씨넷은 "리뷰어는 초기생산품을 받았고, 이는 최종생산품이 아니란 의미"라며 "갤럭시 폴드가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 전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있다"고 예상했다.
T모바일의 에반젤리스트인 데스몬드 스미스는 "통신사 판매 모델은 갤럭시 폴드 스크린을 감싸는 비닐에 경고문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삼성, '결함 논란' 갤럭시 폴드 中 공개 연기2019.04.22
- 삼성, '갤럭시 폴드' 결함논란 정면돌파 승부수2019.04.22
- 갤럭시 폴드, 화면 불량 일파만파…삼성 "보호막 제거 탓"2019.04.22
- 갤럭시 폴드 사용자 일부 "화면에서 문제 발생"2019.04.22
힌지 불량이나 여타 결함 증상에 대한 문제는 아직 미궁속에 있다. 화면 한쪽이 꺼지는 문제는 두개로 분리된 배터리 부분의 탓인지 그외 또다른 부품의 문제인지 알 수 없다.
씨넷은 "갤럭시 폴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추이를 지켜보며 기다릴 것을 추천한다"며 "이 문제가 어떻게 확산될 지 모르고, 문제가 일부에만 나타날 지, 전체 라인업에 나타는지도 모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