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중국용 검색엔진 평가 극비 진행…속내는?

“더 큰 사내 반발 우려”

인터넷입력 :2019/03/31 10:09    수정: 2019/03/31 11:28

지난해 8월 구글은 중국을 위해 검열 기능이 탑재된 검색 엔진 ‘드래곤플라이’를 개발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세계 인권단체뿐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도 강한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글이 회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이례적인 평가팀을 만들고, 통상적이지 않은 절차에 따라 평가를 실시해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해외 언론인 더 인터셉트와 기가진에 따르면 드래곤풀라이는 중국의 검열 규정을 준수하는 검색 엔진이다. ‘노벨상’, ‘인권’, ‘학생운동’ 등과 같은 문구에 관한 웹사이트가 검색 결과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내외부 반발이 일었고 지난해 말 구글은 결국 드래곤플라이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중국용 검색엔진 드래곤플라이(이미지=더 인터셉트 캡처)

그러나 더 인터셉트가 조사한 결과 올해 3월 구글은 드래곤플라이 개발 프로젝트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개발자들에게 다른 일이 할당됐지만, 구글이 방침을 전환하면 다시 드래곤플라이 개발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

더 인터셉트는 또한 “구글 간부들에 의한 극비의 업적 평가팀이 결성돼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를 이례적인 절차에 따라 실시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구글에서 열리는 매년 성과는 오픈된 방식의 상호 리뷰 형식으로 이뤄진다. 직원들이 서로의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그 평가는 관리자 확인 후 직원 승진 등의 판단에 이용된다.

그러나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는 통상적인 상호 평가 과정이 배제됐다. 대신 소수 고위 임원에 의한 평가위원회가 결성돼 극비에 성과 평가가 실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 인터셉트가 가진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업적 평가 과정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 만큼 구글이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 취급에 신중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12명이 정도의 회원으로 구성된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 평가위원회의 존재는 몇 사람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 간부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한 상호 평가가 실시되면 구글의 많은 직원이 드래곤플라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손에 넣게 된다”는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드래곤플라이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면 이전보다 더욱 큰 반발이 사내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한편 외신은 성과를 기밀하게 평가한다는 결정 자체가 구글 직원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던 구글 직원은 몇 백명에 한정돼 있었다. 비율로 보면 불과 0.35% 정도다. 이에 따라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을 초래하는 원인이 돼 프로젝트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구글에서 높아지고 있다.

인권단체 NGO인 국제 엠네스티는 올 2월 구글과 회담하고 드래곤플라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국제 엠네스티 한 연구원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명성 부족은 매우 불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