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사내이사 재선임...주주친화 경영 강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책임경영' 나서

디지털경제입력 :2019/03/27 11:40    수정: 2019/03/27 17:01

SK주식회사(이하 SK(주))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

SK(주)는 27일 서울 서린동 SK빌딩 수펙스홀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18년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SK(주)는 사외이사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염재호 전 고려대학교 총장과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3년의 임기가 끝나는 최태원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국민연금이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기업 및 주주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들어 반대표를 던졌지만, 원안대로 승인됐다.

최태원 SK 회장

SK(주)는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장 직무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로 제한했던 이사회 의장 자격 요건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SK(주) 이사회 신임 의장엔 염재호 전 총장이 선임됐다.

장동현 대표는 이와 관련 "주주친화 정책 일환으로 전자투표, 주주소통위원제도를 시행했으며, 중간배당을 시행한 결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주최 2018년 ESG 우수기업 대상을 수상하는 등 사업, 지배구조, 주주권익보호에서 모범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한 주주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에 따른 변화 방향성을 물었다.

이에 장동현 대표는 "통상적인 이사회 기능은 집행임원에 대한 견제와 판단, 지원 등인데,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대표로서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며 비판, 지원할 수 있는 위치"라며 "형식뿐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 과정에서 집행임원과 이사회가 각자 역할에 맞게 운영되도록 계속 노력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사회는 기업 지배구조나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문제제기, 개선 요구 등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이사회 의장과 경영진의 분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중점 추진 사안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의 하나로, 이사회를 기업 오너의 독주를 견제하는 위치로 바꾸겠다는 목적이다. 이사회 의장과 기업 대표이사의 분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2017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고, LG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지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에서 분리했다.

향후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SK그룹은 올해 SK텔레콤을 중간지주회사로 설립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SK하이닉스 지분을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K텔레콤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SK하이닉스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누고, SK의 자회사로 반드는 방안이 유력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최태원 회장 재선임에 반대입장을 표시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 지분 9.1%를 보유한 2대주주기도 하다.

SK(주)는 SK이노베이션(33.4%), SK텔레콤(25.2%),SK E&S(90%), SK네트웍스(39.1%)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장동현 대표는 인사말에서 "각 계열 회사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101조5천억원, 영업익 4조9천억원이란 성과를 거뒀다"며 "바이오제약, 에너지,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신규투자를 지속했고, 그 구체적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SK바이오텍은 작년 3분기 미국 CDMO의약품 생산업체 앰팩(AMPAC) 지분을 100% 인수해 글로벌 선두 CDMO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고,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 독자개발신약 판매허가를 신청하고 상업화에 한걸음 다가갔다"며 "에너지분야는 북미 셰일원유·가스 기업인 브라조스미드스트림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SK실트론의 3천800억원 영업이익 기록,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인 ESR 지분 투자 확대 등 미래가치 증대를 위한 기반을 확고히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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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주)는 감사위원회 외부감사인에 김병호 신임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이사보수한도를 작년과 동일한 180억원을 결정했다. 올해 기말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4천원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날 SK(주) 주총은 오전 10시 정시에 시작해 30분만에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