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보급형 프로세서 품귀 4월 이후도 '지속'

"美·유럽 교육시장서 구글 크롬북 수요 증가 탓"

홈&모바일입력 :2019/03/18 16:54    수정: 2019/03/18 16:55

코어 i3, 펜티엄, 셀러론 등 인텔 보급형 프로세서 품귀 현상이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미국과 유럽 교육기관의 구글 크롬북 수요 때문이다.

최근 2-3년간 북미나 유럽 등 초·중·고등학교 등 교육기관이 구글 크롬북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탑재되는 보급형 프로세서 생산량은 늘지 않았다.

인텔 보급형 프로세서를 탑재한 HP 크롬북 X2. (사진=씨넷)

업계 일각에서는 인텔이 프로세서 생산 우선 순위를 재조정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용산전자상가 "급한 불은 껐다"

게임용 PC나 학습용 PC 등 개인(B2C) 수요를 감당하는 용산전자상가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며 안도하고 있다.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 겨울방학을 낀 성수기가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용산전자상가 전경. (사진=지디넷코리아)

업계 톱3에 해당하는 한 대형 쇼핑몰 관계자는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조립PC보다 노트북 판매 대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데스크톱PC는 사실상 비수기로 들어서는 단계다. 2분기 즈음 공급난이 해소된다는 전망이 맞다면 6월 말부터 시작되는 여름 시즌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립 시장의 출하 대수 역시 2017년 한 해 판매량과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든 수준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9세대 코어 i5·i7 프로세서보다 8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더 비싸지는 현상이 발생하자 인텔 프로세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이것을 부담스럽게 느낀 소비자들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로 이동하며 전체 수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구글 크롬북 수요가 수급 악화시킨다"

반면 코어 i3나 펜티엄, 셀러론 등 보급형 프로세서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모두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노트북 시장에서 북미 초·중·고등학교 등 교육기관이 구글 크롬북을 도입하며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퓨쳐소스 등 복수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교육 시장에서 구글 크롬북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지난 8일 대만 디지타임스는 위스트론, 폭스콘, 에이수스 등 현지 제조사를 인용해 "인텔 보급형 프로세서를 주로 탑재하는 구글 크롬북 수요가 최고치에 달하면서 2분기 공급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윈도 기반 노트북을 생산하는 업체도 수급난을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는 "코어 i3 프로세서와 펜티엄, 셀러론 프로세서 탑재 제품은 프로세서 공급량에 따라 생산 계획이 수정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 '대목' 놓친 키오스크 제조사들

인텔 보급형 프로세서 품귀현상은 성수기에는 PC방 등 교체 수요로, 비수기에는 관공서 등 조달과 B2B 납품으로 실적을 올리던 국내 업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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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키오스크 제조사도 보급형 프로세서 수급난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인건비 절감을 위해 급격히 보급되고 있는 PC 기반 키오스크(Kiosk) 제조 업체는 모처럼 찾아온 매출 확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모든 부품을 다 확보하고도 정작 프로세서 수급이 어려워 제품 출하가 지연되기 때문이다.이들 업체는 ARM 등 다른 프로세서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결제 모듈과 POS 프로그램이 모두 윈도 기반인데다 ARM 프로세서를 탑재할 경우 메인보드 재설계, 유지보수가 까다로우며 범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통사 관계자는 "인텔이 생산 우선 순위를 서버용 제온 칩이나 PC용 코어 i3·i5·i7 프로세서에 두고 있는 한 이 문제는 7월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